홍준철 편집국장
홍준철 편집국장

창간 27주년을 맞이한 보수 전통 타블로이드 신문인 본지가 2020년 11월13일부로 포털과의 제휴가 끊겼다. 작년 3월경 미디어 오늘의 일방적인 보도 계기가 돼 재평가 대상에 오른 지 1년6개월 만이다. 

통상 언론사가 포털과의 제휴가 강등되거나 끊기는 경우는 벌점을 기준으로 하는데 본사의 경우 미디어 감시 매체이자 진보 성향 미디어오늘의 보도로 인해 심사대상에 올랐다. 이에 2019년 4기 제휴평가위 내에서 치열한 찬반 토론 끝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올해 5기로 넘어왔고 급기야 2년 가까이 끌다가 지난 13일에 참혹한 결과를 받았다. 

이 시기에 정치부장, 부국장 대우, 국장으로 직책이 변하면서 상황을 잘 알 수밖에 없는 필자로선 참담한 마음이다. 미디어오늘 보도로 인해 관련 편집국 직원은 회사를 떠나야 했고 국장도 바뀌었다. 그동안 본사는 1차, 2차, 3차에 걸쳐 관련 건에 대한 충분한 해명과 근거자료 등을 제시했으며, 포털 제재심의위는 본사의 해명서를 포털제재심의위원에게 보낸 후, 지난 10월15일까지 관련 건에 대한 위원 개인별 점수를 포털제재심의위 사무국에 보냈다.

그러나 포털사는 11월13일 자로 일요서울 신문사를 퇴출시켰다. 일요서울 독자들은 이제 본지 기사를 보려면 홈페이지에 들어오거나 1000원 하는 종이신문을 통해서만 볼 수 있게 됐다. 점수제를 통해 퇴출시켰다고 하지만 보수매체인 본지를 퇴출을 시키기 위한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을 했다는 의혹도 있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특히 발표나기 일주일전 ‘38개 심사 대상 리스트’가 ‘퇴출대상 리스트’로 둔갑해 ‘카더라식’ 지라시 형태로 외부에 일려져 급기야 언론에 보도되기까지 했다. 심사 대상 리스트는 제휴평가위와 포털 사무국만 알 수 있는 일급 비밀인데 정확하게 38개 언론사 매체가 그대로 노출됐고 결국 심사 대상 매체 상당수가 탈락하게 됐다. 

심사대상을 지라시에 흘린 것은 제평 위원들 중에서 고의로 흘렸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심사 대상 리스트를 흘린 탓에 ‘혹시나...’ 기대를 걸었던 본지의 경우 퇴출 리스트를 접하면서 절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한 업체라도 살아남았을 경우 ‘특혜’ 내지 ‘로비 의혹’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원 퇴출’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연히 해당 포털사는 퇴출사에 대한 사유를 명백하게 공개해야 한다. 일반회사도 아니고 ‘4부’라 불리는 언론사 그것도 26년 된 회사의 명예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고 코로나 정국 속에 경영 악화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퇴출이라는 극단적인 결론을 내렸다면 최소한 그 이유를 알아야 하고 알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포털사는 본지의 퇴출 사유 문의에 대해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본지는 제일 하위 수준인 포털 검색 제휴기간에 기자들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현장을 누비며 취재한 기사를 무료로 제공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라는 허울 좋은 명분에 본지는 포털의 보이지 않는 횡포에도 을의 입장에서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 

이제는 본사도 포털도 달라져야 한다. 포털과 1%대 중앙언론사(cp, 콘텐츠 제휴 전재료 받는 언론사)만 수익을 내고 99%가 무료봉사하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구글처럼 모든 매체를 입점시켜 검색만 가능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본사 역시 반성할 점은 반성하고 제2의 창간 정신으로 거듭날 것이다. 무엇보다 질 좋은 콘텐츠로 승부해 포털 의존 없이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할 때다. 정통 시사주간지로서 오로지 독자만을 위한 언론사로 재탄생할 것을 다짐하며, 변함없는 일요서울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만이 생존의 길임을 재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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