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 대표
박동규 대표

국정감사가 끝난 정치권은 연일 내년 4월 서울,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관련 행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장 먼저 지난 16일 집권 여당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획단’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당내 경선 등 선거 준비 일정에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국민의 힘 역시 당내 경선준비위를 가동하면서 후보군 물색 등에 나서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지역이 서울시장 후보군이다. 특히 여당보다는 야권이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현상이 주목을 끌고 있다. 여전히 ‘정국주도권’과 ‘여론지표’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견고한 셈이고 여당 지지율 역시 야당에 밀리지 않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야권에서 서울시장 탈환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서울, 부산 시장 모두 민주당 출신으로 ‘성 문제’로 인한 재보궐 선거 요인을 제공한 만큼 ‘책임론’을 부각시키는 데 적합하다는 판단이 우선일 것이다. 둘째는 수개월째 집권 여당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는 두 가지 단골 이슈, ‘부동산’과 추 장관의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집요한 공격‘ 으로 인한 여론 반감이다. 셋째는 여권의 악재를 반영하듯 최근 여론조사는 전국적으로도 국민의힘은 상승세이고 민주당과의 격차도 상당히 좁혀졌다.

특히나 주목할 것은 서울, 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 지역에서의 ’여론지표‘가 야당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치고 올라와 있는 것이 흥미로운 현상이다. 서울은 민주당 29.1%에 국민의 힘은 27.7%, 부. 울. 경은 국민의 힘이 32.0%에 민주당이 29.9%이다(11.16~18, 교통방송의뢰 리얼미터 조사 결과 참조).

최근 국민의 힘을 비롯한 야권에서 거론되거나 직접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들만 해도 답답해 하던 야당 지지자들에겐 상당한 흥미를 던져주고 있기에 향후 경선 구도에 따라 ’흥행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민주당에서 ’팽 당한‘ 금태섭 전 의원, 박원순 후보에게 시장을 빼앗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여성 경제통인 이혜훈 전 의원, 역시 여성으로 늘 서울시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조은희 서초구청장, 그리고 김선동 전 의원 등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여전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지만 대권 주자 반열인 안철수 대표의 등판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이다. 

국민의 힘 밖에 있는 안철수 대표, 금태섭 전 의원과 당내 오세훈 전 시장 그리고 여기에 ‘의외의 새로운 인물’까지 가세하여 ‘제3지대’에서 경선을 한다면, 국민의 관심은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윤석열 총장의 급부상 현상은 결국 구체적 인물을 찾아다니던 ‘야권 지지층’들이 윤석열이라는 ‘기대점’을 찾아 몰린 것으로 분석되면서 서울시장 후보도 향후 ‘인물이 구체화’ 된다면 야권의 결집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들도 있다.

그렇다면 야권은 빼앗긴 서울시장을 과연 탈환할 수 있을까. 재보궐 선거 원인을 여당이 제공했고 여론이 여당에 불리한 상황이라도 야권이 맘대로 통제할 수 없는 몇 가지 정치, 경제, 사회적인 충격과 파장을 가져 올 ‘정세변화’는 야권으로선 가장 큰 난제가 될 것이다. 정치는 생물이기에 누구도 점칠 수 없겠지만, ‘선거기획’과 ‘지지층 결집 능력’에서 어느 당에도 밀리지 않는 민주당의 역량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야당의 ‘경계대상 1호’이다. 여당의 경쟁력 있는 서울시장 후보군 역시 야당으로선 넘어서야 할 제1의 장벽이다.

이미 부산 가덕도 공항으로 눈을 돌리면서 부·울·경은 ‘지역발전론’으로 옮겨 간 상태이다. 국민의힘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는 이슈를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연말까지 코로나 백신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는 가장 강력한 뉴스를 예고한 바 있다. 국민의 일상 회복 시기가 빨라 질 수도 있다면, 이보다 큰 빅이슈는 없을 것이다. 내년 1월 20일 미국 정권 이양이 순조롭게 이행된다면 한반도 북미, 남북관계 등 국제정세 역시 숨 가쁘게 전개될 수도 있다.

이런 게 재보선과 무슨 상관이냐 하겠지만, 집권 여당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기만을 기다렸다가는 이번에도 야당은 또다시 ‘헛물만 켜는 결과’를 맛볼 수도 있다. 야권이 과연 그 어떤 경우에라도  ‘진정한 국민 여론’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 내세울 수 있을 것인가가 승패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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