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철 소장
장성철 소장

며칠 전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공항 확장 방안은 신공항으로 부적격하다’는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년 전에 세계 최고 수준의 프랑스 용역회사의 객관적 결론은 뒤집혔다.

18년 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약으로 시작됐던 ‘동남권신공항 프로젝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추진 방향 결과’가 계속 바뀌고 있다. 국가의 대형 국책사업이 이래도 되는 것인가?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국토부 공무원들은 영혼이 없는 무뇌아들이다. 정권의 결정에 따라 바뀌는 정책의 논리를 뒷받침하기에 급급하다. 부끄럽지 않을까? 한심하다.

4가지 면에서 이번 결정은 잘못됐다. 첫째, 검증의 항목과 평가가 잘못됐다. 이번 검증에서는 ‘안전성, 소음, 환경, 수요’등의 4항목을 검증했다. 가장 중요한 ‘경제성과 접근성’의 부분이 빠져 있다. 그리고 검증위 스스로 4가지 항목에 대해서는 ‘큰 문제없다. 합리적이다. 영향이 크지 않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평가 항목은 문제가 없는데 왜 김해신공항은 부적격한지 스스로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 답을 정해 놓은 요식행위 검증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산, 울산, 경남 단체장들은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됐다. 이들은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을 약속하며 ‘부울경 검증위’를 만들었다. 몇 달간의 검토 끝에 2019년 4월 김해신공항은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후 12월에 총리실에서 검증위를 만들었고, 똑같은 결론을 내렸다. 짜맞췄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셋째, 공항의 난립은 세금 낭비다. 부산시청을 중심으로 반경 280km이내에 공항이 현재 7개(김해, 울산, 포항, 대구, 사천, 여수, 청주)가 있다. 7개 중 적자공항이 아닌 곳은 김해와 대구 공항뿐이다. 가덕도 공항이 만들어지면 8개,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만들어지면 9개가 된다. 이게 말이 되는가?

넷째, 지극히 정치적인 고려에 의한 결정이다. 내년 4월에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예정되어있다. 민주당 출신 오거돈 시장의 성범죄로 인해 선거를 다시 하게 됐다. ‘성범죄당 심판’이라는 공격을 부산시민들이 원하는 ‘가덕도 신공항 유치’라는 프레임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만약 내년 4월에 대구시장이나 경북시장 보궐 선거가 예정되었다면 이 같은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국가 정책도 뒤집고, 건설비용이 10조가 들지 20조가 들지도 모르는 사업을 위해 ‘특별법’까지 만들 기세다. 참으로 나쁜 민주당 문재인 정권이다.

대구경북-부산경남이 주요한 지지기반인 국민의힘은 참으로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대구경북 의원들은 반발하고, 부산경남 의원들은 찬성과 환영 일색이다. ‘분열과 갈등’ 이것은 민주당이 바라는 결과이다. 국민의힘이 이러한 반응을 보이면, 영남권의 싸움으로 대선에서 어려워질 수 있다. 

좋은 방안이 있다.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건립을 적극 찬성해라. 그리고 대구경북통합 신공항을 국책사업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특별법을 만들어라. 집권여당과 정권이 신경쓰지 않는 국민의 세금, 국가재정건전성 걱정은 주제넘게 하지 마라. 일단 주민의 마음을 사고, 표를 얻어서, 선거에 이기고 보자. 그래야 잘못 가고 있는 나라를 바로잡을 수 있다.   이것이 참 나쁜 정권에 대항하는 야당의 자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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