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선물’도 변화 중···‘엿’ 대신 ‘방역물품’이 각광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는 소원지가 꽃에 꽂혀 있다. [뉴시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는 소원지가 꽃에 꽂혀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 갑작스러운 변화에 골머리를 앓는 이들이 있다. 바로 수험생들이다. 수험생들은 ‘수능 연기’, 방역을 위해 바뀐 ‘시험장 환경’ 등 여러 혼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면서 수능 문화도 변화하는 추세다. 매년 수능 당일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들을 응원하던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대신 사회관계망서비스(이하 SNS)를 통한 ‘비대면 응원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선물에도 변화가 생겼다. 엿이나 찹쌀떡 같은 상품 대신 방역물품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 일요서울은 변화하고 있는 수능 문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수능일 아침의 전통인 선‧후배들의 ‘정문 응원’은 코로나19로 인해 볼 수 없게 됐다. 방역당국은 시민들에게 정문 응원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정문 응원을 전면 금지하는 교육청도 늘고 있다.

이처럼 수능 전통을 이어갈 수 없게 되면서 시민과 기업들이 새로운 응원 문화를 만들고 있다. SNS를 통해 수험생에게 힘을 주고 있는 것.

기업들은 수험생 응원 댓글이나 해시태그를 담은 응원 게시물을 올리면 상품을 제공하는 등의 ‘수능 응원 이벤트’를 열고 있다.

댓글에는 “코로나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공부하느라 정말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수능도 미뤄지고 힘들 텐데 끝까지 건강관리 잘하길 바란다”, “힘든 시기에 수능 공부하느라 수고 많았다. 힘든 것을 이겨내고, 잘해 온 것처럼 마무리까지 힘내길 바란다. 마음 깊이 응원한다”, “좋은 결과 있기를 기도한다”, “올해 수능 치르는 수험생분들 너무 고생이 많다. 멀리서라도 응원하고 기도하겠다” 등의 응원 메시지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 개인도 SNS를 통해 “놀지 못하고 준비했을 꿈나무들을 위해 다들 조심합시다”, “수험생 여러분 조금만 더 파이팅”, “몸조심하고 마지막까지 힘 내기를” 등의 당부 및 응원 메시지를 올리고 있다.

수능 응원도 비대면으로 하는 이색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선물에도 변화가 생겼다. 불티나게 팔렸던 ‘엿’이나 ‘찹쌀떡’ 등 대신 ‘방역물품’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스크, 마스크 목걸이, 살균 스프레이, 휴대용 손소독 티슈‧겔, 핸드워시 등 방역물품이 수험생 선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묶어 세트로 판매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수험생의 건강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수능이 11월이 아닌 12월로 연기되면서 보온성을 갖춘 상품들도 주목받고 있다. 보온 도시락은 물론, 핫팩, 담요, 온열조끼, 전기 손난로 등을 수험생들에게 선물하는 추세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수능 당일, 모든 전자기기는 시험실 반입이 금지되는 사실이다. 반입 금지 물품을 소지하다가 적발되면 시험이 무효 처리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한편 정부는 이미 2주 연기된 올해 수능을 더 미룰 계획이 없다고 못 박은 상태다. 대신 많은 시험실을 확보해 수험생 밀집도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시험감독 등 관리 인력은 증원한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자가격리 중인 수험생들은 별도로 마련된 수험장에서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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