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의 남문 광화문 [사진=신수정 기자]
경복궁의 남문 광화문 [사진=신수정 기자]
해치와 광화문 [사진=신수정 기자]
해치와 광화문 [사진=신수정 기자]

[일요서울ㅣ신수정 기자] 서울에는 다양한 명소‧장인, 독특한 지역 상권 등이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이를 찾기란 쉽지 않다. 특히 상권을 만들고, 지역 특색을 가꿔 온 가게들이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로 하나둘씩 문을 닫는 추세다. 역사적 배경이 있는 공간과 이를 지켜 온 인물들이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지역을 떠나고 있다. 이에 일요서울은 서울 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명소‧인물, 그리고 각 지역의 전문가와 독특한 지역 상권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다. 열두 번째로 서울시 종로구 ‘경복궁’을 찾았다.

조선 왕조를 대표하는 법궁인 경복궁. 서쪽으로 인왕산과 북쪽으로 북악산을 기대 자리를 잡고 광화문 앞 육조거리(현 세종로)와 청계천이 흘러 풍수지리상 배산임수에 해당하는 좋은 자리에 위치해 있다. 

본래 궁궐의 중심 공간은 ‘광화문-흥례문-근정문-근정전-사정전-강녕전-교태전’을 잇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경복궁의 남문, 광화문(光化門)은 한자로 빛 광, 될 화자를 써서 ‘빛’이 세상을 덮고 교‘화’로움이 만방에 미치는 문이라는 뜻을 가진다. 그 이름의 뜻대로 광화문 광장 앞 도심에는 정부 부처, 공공기관, 언론사, 종교 단체, 대기업 본사 등 다양한 집단이 모여 서울의 도시 경관을 가득 메운 모습이다. 

근정문 앞에서 바라본 흥례문의 뒷모습 [사진=신수정 기자]
근정문 앞에서 바라본 흥례문의 뒷모습 [사진=신수정 기자]
근정전 내부 모습 [사진=신수정 기자]
근정전 내부 모습 [사진=신수정 기자]
인왕산 성곽길을 빛내는 불빛 [사진=신수정 기자]
인왕산 성곽길을 빛내는 불빛 [사진=신수정 기자]

광화문 광장에서
근정전 안 조정까지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하차해 광화문까지 걸어오는 길에는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상을 지나쳐 온다. 여기서 본 세종대왕상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고개를 한참 꺾어 올려다봐야 할 정도로 크기가 엄청나다. 왕좌의 위엄과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업적을 이루기 위한 여정의 무게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광화문을 넘어 경복궁 안 근정전에서 본 조정의 자리는 생각보다 작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 그 조정의 자리를 둘러싼 천장은 너무나 높았다. 화려하게 꾸며진 외벽의 장엄함에서 조정을 향한 국민들과 신하들의 기대와 압박을 엿볼 수 있었다. 앞서 세종대왕상의 웅장함과 맞먹을 것이라 예상된다. 

또 밤에 보는 경복궁에서는 궁을 둘러싼 산, 성 외곽 길에 불이 켜진다. 멀리서 보면 마치 별자리가 궁궐을 둘러싸고 지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과거 조선 시대에는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감시하고 궁을 지켜내는 병사들이 보초를 서기도 했다. 

한복 차림을 하고 흥례문 앞 다리를 건너고 있는 여인들 [사진=신수정 기자]
한복 차림을 하고 흥례문 앞 다리를 건너고 있는 여인들 [사진=신수정 기자]
근정문 앞에서 바라본 흥례문의 뒷모습 [사진=신수정 기자]
근정문 앞에서 바라본 흥례문의 뒷모습 [사진=신수정 기자]

경복궁 야경과 사진 한 컷
“가까운 인연 간 특별한 추억”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문화재청 소속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가 주관하는 ‘경복궁 야간 관람’은 지난 2016년에 처음으로 시작된 문화사업이다. 올해로 벌써 5년째를 맞는 경복궁 야간 관람은 그 명성을 이어 추운 겨울을 앞두고서도 매일 표가 매진되고 있다. 기자는 지난 19일 저녁 9시경 ‘경복궁 야간 관람’으로의 마지막 입장에 합류했다. 

당일은 새벽부터 낮까지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서울시에 뿌려진 날이었다. 게다가 오후에는 비 온 뒤라 더욱 쌀쌀하게 느껴지는 온도였다. 그럼에도 연인과 손잡고 궁궐 안을 거니는 사람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친구들끼리 놀러 온 여성들도 보였고, 외국어로 “Take a picture"을 외치는 외국인들도 포착했다. 

친구나 연인들은 서로 ‘인생샷’을 찍어주기 바쁜 모습이었다. 특히 궁궐 안에서 광화문 도심 쪽을 바라보면 옛 모습의 궁궐 문과 현대적인 도시 건물들이 조화를 이뤄 이를 배경 삼아 사진 찍는 이들이 많았다. 

한 시민은 “추워도 밤에 불이 켜진 경복궁의 모습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나중에 꺼내 보면 특별한 순간의 추억으로 남는다”며 칼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또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는 “조명 켜진 궁궐의 모습이 새롭다”고 감탄했다. 

밤에 보는 궁궐은 쓸쓸하면서도 웅장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서울의 명소로 꼽는다. 이를 배경으로 남긴 사진 한 장도 특별한 추억이 되는 것은 덤이다. 

경복궁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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