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우리 소리로 재해석한 아시아 대표 음악극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국립창단극에서 우리 소리로 재해석한 ‘트로이의 여인들’이 오는 12월3일부터 12월10일까지 달오름 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난 2016년 국립극장 초연 이후 싱가포르예술축제와 런던국제연극제·홀란드 페스티벌·빈페스티벌 등 해외 무대에서 인정 받은 트로이의 연인들이 2017년 국내 공연 초연 이후 3년 만의 무대다.

그리스 ‘트로이의 연인들’은 에우리피데스가 트로이 전쟁 3부작의 최종 작품으로 집필, 기원전 415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발표한 희곡이다. 여기에국립창단극 소속 배삼식 작가는 에우리피데스의 원작과 장 폴 사르트르가 각색한 동명 작품을 기반으로 창극 ‘트로이의 연인들’을 새롭게 각색했다. 

창극속 이야기는 그리스 스파르타 연합군 전쟁에서 패하면서 노예로 전락한 트로이 연인들의 비극적 운명을 담고 있다. 작품에서는 극한의 상황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던 소외계층에 눈을 돌려 동시대 관객에게 깊은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원작에 우리 고유의 판소리를 접목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극으로 해외 무대에서 보편적 공감과 환호를 이끌었다. 빈 페스티벌 공연 당시 오스트리아의 공영방송은 “고대 그리스 비극과 한국 판소리의 조화가 훌륭했다. 관객을 사로잡는 압도적인 비가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켰다”라고 호평한 바 있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 속앓이를 했던 평범한 여인들을 조명하는 원작에서 우리나라 배삼식 작가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 넘어 동시대 관객에게 깊은 사유와 통찰의 시간을 갖게 할 예정이다. 특히 헤큐바 역의 김미금, 안드로마케 역의 김지숙, 카산드라 역의 이소연, 헬레나 역의 김준수가 주요 배역을 소화할 예정이다. 무대에서는 여덟 명의 코러스가 퇴장 없이 공연 내내 무대를 지키며 고통을 정면 응시한 트로이 여인의 강인함을 전달할 예정이다.

더불어 전막 공연 직후인 12월 12일에는 특별기획공연으로 ‘트로이의 여인들 : 콘서트’를 선보인다. 창극에서 보여줬던 ‘트로이의 여인들’의 주요 곡들을 엄선해 콘서트 형식 판소리가 지닌 음악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시간이 될 예정이다. 진행하는 콘서트에서는 여신동이 연출과 무대를 맡고, 정재일 음악감독이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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