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띵동! 직장 문화배달 왔습니다.”

집과 회사를 오가며 쳇바퀴 돌 듯 하루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문화생활은 언감생심, 잠깐의 휴식도 여의치 않은 이들을 위해 맞춤형 문화 프로그램이 찾아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지역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직장문화배달’은 평일 문화생활이 어려운 직장인을 위해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이 있는 주간인 ‘문화가 있는 날’에 예술단체가 근무지로 찾아가 문화예술 체험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다.

'지역문화배달'은 지난 10월 22일은 휴대폰 디스플레이 열처리 장비회사인 수원의 제조업체 ‘비아트론’을 찾았다. ‘비아트론’의 김형준 대표는 제조업의 딱딱한 기업문화를 바꾸고 코로나로 침체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고 싶어 신청했다고 한다.

공연은 디스코크리에이티브의 뮤지컬 팀 '쇼머스트'가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며 인기 팝송과 가요를 들려주는 힐링 콘서트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진행됐다.

오후 4시. 일을 하다 말고 유니폼을 입은 채 강당으로 모인 100여 명의 직원들, 근무시간에 회사에서 공연을 즐긴다는 낯선 상황이 어색했지만, 이내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입꼬리가 올라가고, 엉덩이가 들썩들썩였다. 박수와 환호 속에 이어지는 사내커플의 깜짝 결혼 발표까지, 장내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올 해는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며 문화생활을 즐기기가 쉽지 않았던 터라 근무지에서 누리는 문화일탈은 그야말로 직장인들에게 힐링 그 자체였다.

안하빈씨는 "코로나로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에 회사에서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 말했고, 총무팀의 양효진씨는 "서먹했던 직원들이 같이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었다"라고 전했다. 입사 새내기인 홍정인씨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저희 회사 정말 쿨한거 같다"며 ‘직장문화배달’에 만족도를 표시했다.

지역문화진흥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몸과 마음이 위축되어 지는 요즘, 문화체험을 계기로 잠시나마 일상의 업무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고 위로받고 힐링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직장문화배달’은 20인 이상의 근무자가 있는 대한민국 직장이라면 전국 어디든 신청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지역문화진흥원의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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