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야간 근무, ‘근무자’ ‘철도’ 안전 위협 받아 | 철도개혁 위한 연구용역 슬그머니 ‘사라져’

코레일네트웍스 노조가 서울역사에서 파업 집회를 열었다. 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코레일은 자회사 노동 착취를 중단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이창환 기자]
코레일네트웍스 노조가 서울역사에서 파업 집회를 열었다. 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코레일은 자회사 노동 착취를 중단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16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코레일(한국철도)의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와 철도고객센터 소속 노조원들이 26일 서울역사에서 시위를 벌였다. 코레일네트웍스 노조는 서울역사 내외로 다니는 행인들에게 전단지를 배포하며 “KTX와 SRT를 통합하면 요금인하가 가능하다”고 외쳤다. 

이날 노조 측에 따르면 철도의 안전과 근무자들의 안전을 위한 문제점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코레일네트웍스 소속 근무자들의 연속적인 야간 근무로 근무자도 철도도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는 안전인력 충원이 요구되는 부분이지만 현재 코레일 측은 이에 대한 대안을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 과거 안전을 위한 근무체계 개편 및 인력 충원에 대한 합의는 이뤄졌으나, 이후 추가된 인력은 아직 없다. 

노조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청년들에게 일자리 약속을 하고도 실직률이 높아지는 상황인 만큼 코레일네트웍스처럼 인력 충원이 요구되는 곳에 청년들의 일터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코레일의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 소속 노조원들이 '20년을 일해도 평생 최저임금 대통령이 책임져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창환 기자]
코레일의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 소속 노조원들이 '20년을 일해도 평생 최저임금 대통령이 책임져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창환 기자]

KTX-SRT 통합 논의 사라져, 물 건너간 철도개혁

아울러 처우개선에 대한 부분을 두고는 “20년을 일하고 있는 지금도 자회사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며 “대통령이 책임지고 개선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2003년부터 ‘철도 경쟁’이라는 명목으로 분리 운영돼 온 KTX와 SRT는 경쟁의 실효는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운영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이에 대해선 노사가 같은 생각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2년여 전 정부는 철도 통합의 필요성을 포함한 철도 개혁 과제를 위해 연구용역을 들여와 논의를 시작했다. KTX와 SRT 통합의 당위성과 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논의는 뒤로 밀려났고, 정부는 연구진을 해체시켰다. 양사의 통합이나 합병을 두고 노조만 필요성에 대한 주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항공 산업의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국적 항공사 두 곳의 통합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지나가는 행인은 “철도의 불필요한 분리운영이 효과 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은 국민들도 실감하고 있는 점”이라며 “양사가 경쟁을 통해 서비스 개선이나 가격 등을 개선해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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