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질염 개선 및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3종 [뉴시스]
여성의 질염 개선 및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3종 [뉴시스]

올해는 유난히도 긴 장마와 폭우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여름철에 특히 증가하는 산부인과 질환인 질염도 장마가 길어지면 발생빈도가 높아진다. 물론 여름이 아니더라도 질염은 감기처럼 흔해서 정확한 통계를 내기 어려울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편이며 40% 이상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진단이 늦어지고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재발성 질염, 만성 질염 또는 골반염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가드네렐라균(Gardnerella Vaginalis)이 원인균인 세균성 질염의 경우 생선 비린내와 같은 냄새가 특징적이며 질분비물 양이 많아진다. 스트레스나 부족한 수면 시간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평상시 질을 약산성 상태로 유지해주는 락토바실러스균이 줄어들며 혐기성 세균이 증식해 발생한다. 락토바실러스균은 잦은 성관계 또는 질 깊숙한 곳까지 물이나 비누로 씻는 습관으로도 질 내 개체수가 줄어들 수 있다. 세균성 질염은 질정과 항생제 복용으로 치료가 되므로 증상이 생기면 방치하지 말고 진료를 받도록 하고 평상시 올바르게  씻는 습관과 먹는 질 유산균 및 질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치료 및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세균성 질염만큼 흔하고 종종 함께 발생하는 칸디다성 질염은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 라는 곰팡이균이 주 원인균이다. 증상은 하얀색 질 분비물과 가려움증이며 당뇨, 비만, 임신 시 증가한다. 약 75%의 여성이 최소 한 번은 칸디다성 질염을 경험할 정도로 흔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 외음부 작열감, 질동통, 성교통까지 생길 수 있으나 대부분 항진균제 복용과 연고 및 질정으로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그러나 재발이 흔하며 특히 1년에 4회 이상 재발하는 경우 6개월간의 장기 요법이 필요하며 당뇨나 면역력 저하 질병에 대한 검사 역시 고려해야 한다.

폐경기 전후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양이 감소하면서 질 점막이 얇고 건조해져 생기는  위축성 질염이 있다. 질 점막이 약해지면 세균에 감염되기 쉽고 가벼운 자극에도 출혈이 생길 수 있으며 질염의 진행 정도에 따라 빈뇨, 요실금, 절박뇨, 야간뇨 등의 방광염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는 에스트로겐 질정이나 질 크림 치료 및 항생제 복용이 필요하며 전신적인 갱년기 증상이 동반된 경우 경구용 여성호르몬제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세균성 질염, 칸디다성 질염과 위축성 질염은 질 내 상재균에 의한 염증인 반면, 성 매개감염균(STI) 감염을 통해 발생하는 질염이 있다. 가장 흔한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가려움증과 함께 외음부에 부종과 홍반이 동반될 수 있으며 화농성의 누런 질 분비물이 특징이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경우 60%가 세균성 질염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심한 악취가 나는 경우도 많다. 원인균인 트리코모나스 바지날리스(Trichomonas vaginalis)는 물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원충이므로 감염 시 성관계는 물론 수영장이나 목욕탕 시설 이용을 피해야 하며 성관계 파트너와 함께 동시에 약물치료를 받도록 한다.

평상시 질염을 피하려면 외음부가 습하지 않도록 몸에 꽉 끼는 하의나 레깅스 및 스타킹을 피하고 속옷은 합성섬유보다 함유율이 높아 통풍이 잘되고 흡수가 잘 되는 소재를 고르는 것이 좋다. 알칼리성 비누나 뜨거운 물로 외음부를 자주 씻으면 오히려 질 내 유익균들이 감소해 질염에 더 취약해지므로 미지근한 물과 약산성 여성 청결제를 이용하도록 권장한다. 면역력 저하가 주원인이므로 규칙적인 생활, 충분한 수면과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도록 하고 성 매개감염균 감염 예방을 위해 콘돔 사용은 필수다. 평소 간단하면서 기본적인 유의사항으로 질염으로부터 내 몸을 지킬 수 있다.

<윤호병원 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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