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에 복귀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01. [뉴시스]
직무에 복귀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01. [뉴시스]

[일요서울] 직무가 정지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복귀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당분간은 직무 정지에 대한 본안소송과 남은 징계 절차를 준비하면서 검찰 조직을 추스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던 중 직무가 정지된 만큼, 윤 총장이 다시 속도감 있는 수사를 주문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직무 정지에 대한 보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전날 오후 5시10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해 간부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윤 총장은 지난달 24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한 이후 곧바로 대검을 나섰다. 이후 지난달 25일부터 엿새 동안 자택에 머물며 소송 대응 등에 몰두했다.

전날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인용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윤 총장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전망이다.

우선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청구한 행정소송이 남아 있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결정에서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긴 했지만, 검찰총장의 직무를 계속 수행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판단일 뿐 구체적인 징계 사유에 대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윤 총장과 변호인들은 법무부의 감찰과정 및 징계청구가 위법했다는 방향으로 소송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의 청구로 열리게 될 검사징계위원회도 변수로 떠오른다.

만약 징계위에서 해임 등의 의결이 나온다면 윤 총장은 다시 직무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 일단 윤 총장 측은 법무부가 징계기록을 보여주지 않고, 현직검사 2명으로 임명된 징계위원이 누군지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위 개최를 미뤄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법무부는 오는 4일 징계위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고 있고, 직무에 복귀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같은 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01. [뉴시스]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고 있고, 직무에 복귀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같은 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01. [뉴시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복귀한 만큼 검찰이 현 정권과 관련된 수사에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월성1호기 원자력발전소가 조기 폐쇄되는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 등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상현)는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윤 총장의 직무가 정지되기 전 산업부 공무원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대검에 보고했지만, 대검 지휘부는 보완수사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총장이 출근하지 않는 동안 검찰은 혐의 내용을 보완해 다시 대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시민단체가 직무집행정지 명령 직후 추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한 건도 아직 배당이 안 된 채 대검에 있다.

다만 윤 총장이 곧바로 이 같은 정권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인다면 '복수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이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당분간은 소송과 징계절차에 대응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평소 성격이라면 직무 복귀 시기와 상관 없이 거침없는 수사를 주문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복귀하자마자 그런 모습을 보일 경우 보복 수사를 벌인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법원이 직무집행정지가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린 만큼 윤 총장이 못할 게 없다"면서 "징계위에서 해임 처분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재 검찰총장으로서 권한을 모두 사용하는 게 맞다"고 전했다.

윤 총장 역시 전날 다시 출근하면서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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