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기승, 미성년 여성 노린 업자도···성범죄 가능성 농후

[그래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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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성인이 미성년자의 부탁을 받은 뒤 청소년 구매금지 물품인 술‧담배 등을 구입, 수수료를 받는 ‘대리구매’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명 ‘댈구’라고도 불리는 이런 불법적 행태는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이하 SNS)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일요서울은 실제 상태를 집중 추적해 봤다.

청소년성인 부탁에서 성인청소년 돈벌이로 바뀌었다

수고비 필요 없다. 허그 한 번만 받는다···변태 사절업자도

사실 청소년 구매 금지 물품 대리 구매는 최근에서야 생긴 수법은 아니다. 과거에는 미성년자가 편의점 등 담배 구매처 앞에서 어슬렁거리면서 자신의 말을 들어줄 것 같은 성인을 물색, 담배 또는 술 구매를 부탁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청소년 일부에서 암암리에 이뤄졌던 행태다.

문제는 이제 성인이 청소년을 상대로 구매자를 찾는 행태로 변했다는 데 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유명 SNS에서 성인들이 공개적으로 담배‧술 등을 대리 구매해주겠다는 게시글을 올리고 있는 것. 청소년 금지물품을 사 준 뒤 수수료를 받는 등 청소년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모양새다. 물론 청소년이 SNS에 담배‧술‧전자담배 등을 대리구매 해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2018년 전국 17개 시‧도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1만5657명을 대상으로 2년마다 실시하는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여기서 청소년 유해약물 직접 구매 비율은 전자담배를 제외하고 감소했으나 ‘대리구매’ 비율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술 대리 구매는 2016년 9.1%에서 2018년 11.7%로, 담배는 17.6%에서 21%로 증가했다. 전자담배 역시 8.7%에서 11.1%로 늘어나 대리 구매의 문제성이 제기됐다.

수수료는 1000~3000원 수준

직거래 또는 택배 거래

일요서울 취재 결과, SNS에서 대리 구매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자 “담배 대리구매 해드립니다. 서울 20분 거리 내외는 추가 비용 없고 시간당 6000원. 택배 거래만 가능. 고객들 후기(보세요)”, “전담(전자담배) 댈구. (전자담배)기기, 코일, 액상 등 가능. 여자입니다”, “담배 하나 주문 시 원금+뚫비(수수료)+택배비. 주문은 오후 3시까지만” 등의 게시글이 쏟아졌다.

수수료는 물품당 1000~3000원 수준. 전자담배, 술 등 물품에 따라 수수료도 천차만별이다. 수수료는 일명 ‘뚫비’라고 불린다. 미성년자들이 편의점이나 슈퍼 등 담배‧술 구매처에서 청소년 구입금지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를 ‘뚫다’로 표현하는데, 이를 표현한 은어다.

대리 구매 업자들은 물품을 직거래 또는 택배로 거래한다. 택배비도 따로 받는다. 일부 업자는 청소년 구매금지 물품을 많이 구매할수록 할인해 주는 일종의 이벤트(?)도 열고 있다. 수수료로 문화상품권을 받기도 한다.

업자들은 “배송도 빠르고 포장도 꼼꼼해서 잘 받았습니다”, “다음에 또 구매하겠습니다”, “잘 받았습니다”, “수능이 얼마 안 남았는데 더 파이팅하고 마무리까지 잘 하겠습니다. 많이 파시고 건강하세요” 등의 구매자 인증 후기를 올리며 홍보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대리 구매 업자도 처벌을 받을까. 현행법상 청소년 금지물품을 대신 구매해 주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다. 누구든지 19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술이나 담배 등을 판매, 대여, 배포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받을 수 있다.

경찰 “사기‧성범죄 피해

가능성 높아 주의 필요”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성년자 여학생이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성에게만 물건을 판다는 사례도 많은 데다가, 대리 구매 업자 중 “남성, 초등학생 안 받아요. 수고비 안 받고 물건값(담배 또는 술 구매 금액)이랑 허그 한 번만 받아요. 직거래, 쿨거래 합니다”, “여학생은 무료”, “속옷, 팬티, 스타킹 구매합니다. 비타(비타스틱‧비타민 흡입제), ㄷㅂ(담배) 댈구 해드립니다” 등의 글을 올리는 인물들도 있기 때문. 이는 성범죄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해 SNS 대리 구매 모니터링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여성인 대리 구매 업자도 여러 피해를 볼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이들은 “변태는 사절”, “직거래 안 합니다”, “쿨거래 환영”, “만나서 기간 끌기 금지” 등 글을 올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과 여성이 사기 또는 성범죄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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