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와 달리 1인 가구 살기 적합… ‘깨끗하고 쾌적’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인 가구를 위한 주거환경”이라고 소개했던 ‘안암생활’이 준공을 마치고 외부에 공개됐다. 해당 자리는 기존 ‘리첸카운티’ 관광호텔이 있었던 곳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220억 원을 들여 청년 맞춤형 공유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한 뒤 122실 규모의 주거시설로 리모델링했다. 해당 주택은 사회적기업 ‘아이부키’가 위탁·운영 중이다. 본지는 지난 2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위치한 안암생활을 직접 방문해 봤다.

세탁기·주방, 개인 공간에 없어 아쉽기도… 공유 공간으로 단점 보완

월세 27만~35만 원까지… 단순 주거 공간 넘어 창작·작업 활동 도움

안암생활은 총 122세대 원룸형 주택으로 주변 시세 대비 50% 정도 저렴하다. 지하 3층~1층, 지상 1층~10층, 옥상으로 공간이 구성돼 있다. 안암생활의 경우 일반적인 청년주택과는 다른 모습을 띠고 있었다. 단순히 청년들이 거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과 작업 활동이 어우러지는 청년생활 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입주하기 위한 제출서류 또한 흥미롭다. 주민등록표등본·초본, 가족관계증명서 뿐만 아니라 활동계획서(특별분야 해당자)를 제출해야 한다. 공통 입주 자격은 무주택자. 소득수준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70% 등을 충족해야 한다.
 

 

혼자 살기엔
깨끗하고 쾌적

안암생활은 1·2호선 신설동역에서 걸어서 7분, 고려대학교 후문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본지는 안암생활의 위탁과 운영을 맡고 있는 ‘아이부키’ 측의 협조를 얻어 안암생활 내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 2층에는 ‘기본형’, ‘장애인형’ 방이 자리 잡고 있었고, 지상 3층부터 6층은 ‘복층형’, 지상 7층부터 10층까지에도 ‘기본형’이 있다. 관계자의 안내로 긴 복도를 따라 샘플룸을 볼 수 있었다. 1인이 거주하기에 공간은 쾌적했다. 전용 면적은 13~17㎡(3~5평) 수준이다. 리모델링을 한 지 얼마 안 된 방이기에 깨끗했다. 기본 옵션으로는 미니 냉장고, 에어컨, 침대, 책상과 의자, 옷장이 있다. 내부에 개인 세탁기와 주방은 따로 없기에 공유 세탁실과 공유 주방을 이용해야 한다. 화장실의 경우 변기 옆에 세면대가 있었고 샤워부스는 따로 있지 않았다. 샤워기는 세면대에 연결돼 있었다.

아쉬웠던 ‘복층형’
공유 부엌은 넓어

‘복층형’ 역시 전용면적은 기본형과 같았다. 복층형 샘플룸을 들어가니 책상 옆에 계단이 붙어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면 위에 작은 공간으로 올라갈 수 있는 또 다른 계단이 있었다. 그 계단까지 올라가면 침대가 놓여 있다. 싱글 침대 하나정도 들어갈 수 있는 매우 협소한 공간이었다. 복층 때문에 일반형보다 천장이 높아 더 넓게 느껴졌다. 지하 1층에는 공동공간인 회의실·소모임실과 라운지, 코워킹스페이스, 복사실, 무인 택배함 등이 있었다. 지하 2층에는 공유 세탁방, 공유 식당, 공유 부엌, 공유마켓 등이 있었다. 공유 식당의 경우 공간이 협소해 많은 인원이 음식을 먹기에 자리가 부족해 보였다. 부엌의 경우 요리를 하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싱크대 수도 많았고, 각종 식기 도구가 배치돼 있었다. 공유 공간들을 다 둘러본 후 드는 생각은 ‘청년들이 좋아할 공간으로 잘 꾸몄고, 시설도 깨끗하고 잘돼 있다’였다.
 

 

안암생활의 주거에 필요한 비용은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27만 원부터 35만 원으로 책정돼 있다. 관리비는 6만 원으로 정해졌다. 다만 ‘장애인형’의 경우 다른 방보다 넓기에 50만 원으로 책정됐다. 아이부키 관계자는 “입주민 분들이 처음 방을 봤을 때 ‘우와’라고 말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였다”며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설도 있기에 입주민분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듣고 보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베키니아 호텔을 개조한 청년주택 ‘영하우스’의 경우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 공개된 안암생활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1인가구’, ‘청년들’의 생활 모습 등을 고려할 때 직접 본 안암생활의 모습은 부족한 모습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공유 세탁실·주방에 대한 불편함이 따를 것으로 보였지만, 최근 공유 공간 개념이 대중화되는 추세이기에 긍정적인 면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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