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의사 없어...열심히 도와 정권교체 할것”

안철수 대표 [뉴시스]
안철수 대표 [뉴시스]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내년 4월 서울시장 재보선을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안 대표는 ‘혁신 플랫폼’을 통한 제3지대 통합론을 밝혔다. 그리고 최근 금 전 의원은 무소속으로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 대표와 한때 안철수계로 활동했던 금 전 의원이 서울시장 재보선을 앞두고 다시 함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일요서울은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안 대표와 금 전의원이 다시 뭉칠 수 있을지 알아봤다. 

-금태섭, 무소속 서울시장 출마 시사 “어려운 길 마다않고 살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달 6일 국민의힘, 국민의당 의원이 함께 참여하는 연구단체인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해 강연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안 대표는 “올해 초 외국에서 귀국했을 때 우리나라가 망가지고 있고 가장 큰 책임이 정부·여당인데, 내가 무엇이 되기 보다는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자신이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서울시장 출마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뜻도 내비친 모양새였다. 

한때 안철수계였던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18일 국민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인 ‘명불허전보수다’ 강연에서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서울시장의 의미와 감당할 역할의 의미를 깊이 고민해서 감당해야 할 일이 있다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금 전 의원은 지난달 23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서울지장은 행정경험이 있는 행정가가 해야 되는 선거라고 생각했지만 내년 서울시장 선거는 대단히 정치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며 “서울시의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민생 문제가 행정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정책 잘못, 시행착오, 소통의 정치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가 서울시장이 되고 싶다 안 되고를 떠나 그 선거에서 맡을 역할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에 입당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것과 관련해선 “내년 선거가 민주당에 대한 평가의 선거가 돼야 된다. 국민들이 집권세력 독주를 견제해야 된다”며 “국민들이 야당에 대해서도 신뢰하지 않고 있다. 대안이 없이 답답하지만 차악을 선택해야 되는 것인데 그냥 국민의힘으로 입당하게 되면 그 변화를 시키지 못하고 그냥 합치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어느 면에서도 제가 입당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1야당도 변해야 되고 저도 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된다”며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나 저나 이렇게 좀 변화해서 국민들 앞에 그런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합치는 것은, 중도층 끌어들이는 것 등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며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금 전 의원은 “저는 항상 어려운 길을 마다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기존 정당에 속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나오면 굉장히 작은 희망, 작은 가능성을 가지고 보는 것”이라며 “집권세력의 변화, 또 혹은 야당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설혹 성공하지 못하더라고 정치인으로서 매우 보람 있는 일이다”고 말해 무소속으로 내년 재보선 서울시장 출마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지난 2일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How’s)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의사가 없다”며 “시장선거도 그렇고 대선도 그렇고 목표는 정권교체를 통해 우리나라를 구하는 것이 돼야 한다. 제가 후보가 되면 좋겠지만 만약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열심히 도와 정권 교체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달 6일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해 언급한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라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것처럼 비쳐졌다. 

금태섭 전 의원 [뉴시스]
금태섭 전 의원 [뉴시스]

 

- 권은희, 금태섭 향해 “접점 꽤 많다고 생각해”

앞서 언급했던 지난달 23일 금태섭 전 의원이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선거가 변화의 끝이 아니라 과정이다. 지금 플랫폼이나 이런 형식에 집착하게 되면 자칫 주도권 다툼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으니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하고 변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해 아직까진 안 대표와 손잡을 생각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월21일 금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가운데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예전부터 생각하는 것이나 의견 형성하는 것이나 접점이 꽤 많다고 생각했다”며 “탈당했으니까 한번 만나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 대표의 반응에 대해선 “지금 반응을 서로 나눈 상황은 아니다”라며 “금태섭 의원이 보여준 판단이나 행동들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이 안 대표와 선을 긋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과 다르게 안 대표의 국민의당은 금 전 의원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앞서 언급한 안 대표의 지난 2일 국민의힘 초선모임 강연에서도 그는 금 전 의원에 대해 “주위 사람에는 미안했다. 거대양당에서 정치를 했다면 떠나는 사람이 없었을 거라 믿는다. 4년 후 금태섭은 깨닫고 나왔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오는 건 굉장히 겁나서 굉장히 힘든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단 점에서 미안한 마음이 많다”고 언급했다. 안 대표가 금 전의원에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내년 재보선과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에서 언제든지 힘을 합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 엄경영 “안철수-금태섭 공통점 있어”

그렇다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재보선 출마의지를 접고 금태섭 전 의원과 힘을 합쳐 ‘혁신 플랫폼’을 통한 제3지대 통합을 이룰 수 있을까.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난 3일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은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 금태섭 전 의원은 한때 안철수계로 불렸다. 그런데 정치적 결별 이후 야권에서 두 분이 다시 만났다. 내년 재보선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갈등할 여지는 없는가.
▲ 두 사람의 공통점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는데 국민의힘 소속이 아닌 제3지대나 무소속 자격으로 출마해야 승산이 있다는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두 분이 경쟁력 대결 등의 방법으로 경쟁하면서도 협력할 것이다. 

- 야권의 내년 서울시장 재보선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 아직까지 국민의힘은 뚜렷한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고 과거 프레임에 갇혀있는 형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3지대, 무소속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이 문제를 극복하고 야권이 통합해 국민들의 지지를 폭넓게 받는 후보를 내세우지 못한다면 험난한 선거를 치룰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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