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뉴시스]

 

[일요서울] 대한항공이 국내 최초로 백신 원료 수송에 나서면서 다른 항공사들과의 이익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견조한 성수기 수요와 밸리 카고(Belly cargo. 여객기에 화물을 싣는 것) 상황이 맞물리며 항공 화물운임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화이자(Pfizer)를 시작으로 다른 대형 제약회사들의 코로나19 백신도 각국에서 긴급승인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화물호조는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백신수송 과정에서 항공화물 시장에 약 80억도즈(1회 접종분)가 유입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연간 물동량의 3%~6% 비중으로 시황상승을 충분히 견인할 수 있는 규모로 판단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 KE925편 인천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행 여객기로 컨테이너 및 드라이아이스를 포함한 코로나 백신 원료 약 800kg을 수송했다. 대한항공이 수송한 백신 원료 물질은 국내 업체에서 생산되어 -60℃ 이하의 냉동 상태로 최종 목적지인 유럽 내 백신 생산 공장까지 운송됐다.

코로나 백신은 제품별 특성에 따라 -60℃ 이하의 극저온, -20℃ 이하의 냉동, 2~8℃의 냉장 유지 등 다양한 온도 맞춤 수송, ‘콜드체인’이 필요하다. 이번에 대한항공이 수송하는 코로나 백신 원료는 -60℃ 이하의 극저온 운송이 필요하였고 이를 위해 의약품 수송 전용 특수용기에 탑재됐다. 이 특수용기는 208kg의 드라이아이스가 사용되며 별도의 전원 장치 없이도 -60℃ 이하 상태를 120여시간 유지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9월부터 화물영업 및 특수화물 운송 전문가로 구성된 코로나 백신 수송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하여 백신 종류에 따른 보관 온도를 확인하고 운송 시 필요한 장비, 시설 분석 및 확보, 백신 출발·도착·경유 지점의 필요 시설 점검 및 전용 공간 확대 등 코로나 백신의 극저온 냉동 수송에 대비했다.

특히, 냉동 수송에 사용되는 드라이아이스는 항공기 기종별로 탑재 가능한 총량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국토부와 대한항공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과 에어버스와의 기술자료를 정밀하게 검토 완료하였고 국토부의 선제적인 협조와 지원대책으로 기종별 드라이아이스 탑재 기준을 재점검 조정하여 항공기 1편당 백신 수송량을 증대할 수 있는 준비를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6월 국제표준인증(CEIV Pharma)을 취득했고, 차별화된 특수화물 운송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의료용품 및 방호물자 운송에 선두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특히 국내 코로나 진단키트를 전세계로 수송하고 있으며, 화물전용 여객기 및 여객기 내 좌석을 제거하여 이러한 의료/방역 물자 수송을 위한 공급을 지속적으로 추가 확보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향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 백신 수송에도 대비하여 필요한 항공기 스케줄 및 공급을 미리 확보하고, 콜드체인 물류 전과정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같이 화물기를 운용하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코로나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의 항공 운송 전문성과 우수성을 증명하는 국제표준인증(CEIV Pharma)을 받은 극소수의 항공사에 수혜가 집중되며 타 항공사와 차별화되는 증익기조를 시현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2조50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유증 후 예상되는 대한항공+아시아나 합산 기업가치는 19조원으로 기단, 매출규모가 비슷한 일본 ANA의 현재 기업가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하지만 대규모 적자를 기록 중인 일본항공사와 달리 대한항공은 화물사업을 통해 영업흑자를 시현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항공사 가운데서도 차별화된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뉴시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