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력 차질…‘2세 그룹 승계작업에 영향’ 분석도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사기극 논란에 휩싸인 수소전기차업체 니콜라의 지분 인수를 포기하면서 한화그룹에도 시선이 쏠린다.

한화가 1억달러 규모의 니콜라 지분을 가지고 있어서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인 동관, 동원, 동선씨는 니콜라 지분 인수에 참여한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한화종합화학은 한화에너지의 자회사다

 기술 사기극 논란 '니콜라'...GM, 파트너십 계약 축소·지분 인수 철회
 한화 "지분 당분간 처분 계획 없다"...내년 4월까지 보호예수


GM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니콜라에 대한 지분 인수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GM의 니콜라 투자 발표 뒤 약 2개월 만이다.

니콜라와 공동으로 만들기로 했던 픽업트럭 ‘배저’ 생산 계획도 무산됐다. GM은 그동안 니콜라의 사기 논란에도 수개월간 지지를 철회하지 않았지만 끝내 손을 놓으면서 여파가 확산될 전망이다.

GM마저 ‘사기 논란’ 니콜라 손절

앞서 GM은 지난 9월 발표에서 니콜라 지분 11%를 취득하고, 자사 배터리 시스템과 연료전지 기술을 니콜라에 제공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2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달 공매도 전문 리서치 기관인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어떻게 거짓말의 홍수를 활용해 미국 최대 자동차 OEM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나'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사기 기업 의혹을 제기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니콜라가 수소전기차 생산을 위한 기술이나 설비를 전혀 보유하지 않았고, 이들이 과거 발표한 시제품과 자료는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기 기업 의혹 이후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니콜라의 주가는 연일 하락했다. 니콜라 주가는 지난 6월9일 최고 79.73달러였다가 9월 중하순 20달러대로 떨어졌다. 

GM의 인수 포기 소식이 전해지자 니콜라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26.9% 폭락했다. GM 주가는 2.7% 하락해 상대적으로 적은 낙폭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니콜라 지분을 소유한 한화솔루션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뉴욕 증시에서 니콜라가 26.9% 급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락은 제한적이다. 한화솔루션은 1일 오전 10시19분(한국시간) 기준 전날 대비 1.15% 하락한 4만7200원에 거래 중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8년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주도 하에 니콜라에 1억 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비상장사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니콜라 지분 6.13%를 보유 중이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인 동관, 동원, 동선씨는 니콜라 지분 인수에 참여한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에 한화 2세들의 승계작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1억달러 지분 가진 한화 후폭풍  

한화 측은 “(니콜라) 지분 인수 당시 매입가가 주당 4.5달러였던 만큼 최근 주가가 폭락했어도 여전히 4배는 넘는다”라며 “투자액이 각 회사별로 500억원 정도 수준으로 니콜라 논란과 승계작업과는 별개 문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전적 손실이 아직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재계와 시장에선 한화에 불어오는 니콜라발 후폭풍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당장 미국 금융당국(증권거래위원회·SEC)과 법무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니콜라의 수소차가 ‘가짜 기술’로 드러날 경우, 한화는 1000억 원 넘는 투자 원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한화의 니콜라 주식 판매가 제한되는 보호예수기간은 내년 4월까지다. 

한편 한화솔루션이 100%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울주부지 부문 제외)을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 측은 “자회사와 합병을 통해 각 부문간 효율적 자원 배분과 의사결정 구조 단순화를 통해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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