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출근하고 있다. 2020.12.10.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출근하고 있다. 2020.12.10. [뉴시스]

과거 “기자실 부활 않게 대못질하겠다”고 주장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이 14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조기자단 해체'의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의견을 대신 밝힌 것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홍 의원은 11일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을 골자로 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수단의 의사 진행을 지연시키는 무제한 토론)의 네 번째 주자로 나선 찬성 토론 자리에서 “추미애 장관이 ‘법조기자단’을 해체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홍 의원은 “기자단이 자기들끼리 멤버를 구성하고 투표해 출입 기자직을 들어올지 말지를 정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보 매체인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향해 "기자단을 철수시켜라. 그게 검찰개혁에 함께하는 것"이라며 법조기자단 철수를 요구했다. 공영방송인 KBS와 MBC에 대해서도 같은 요구를 주문했다.

또한 홍 의원은 "법조단을 유지하면 검찰개혁의 의지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언론을 향해 압박 발언을 던졌다. 

나아가 국회 소통관에 관한 지적도 이어졌다. 홍 의원은 "왜 소통관을 만들어 특정 공간을 본인들 사무실인 것처럼 전용으로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발언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11.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11. [뉴시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재임 당시 기자실 통폐합과 관련해 “다음 정권에서 기자실이 되살아날 것 같아 확실히 대못질해 버리고 넘겨주려고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어 “이제는 (언론)자신이 지배 권력이 되려 하고 있다. 언론은 언론자유를 정치 권력으로부터의 것을 말하지만, 사실 금권으로부터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말했다. 

당시 각 부처 출입 기자들은 비판 성명을 발표하고 기존 기사송고실로 ‘출근투쟁’을 벌이기며 반발했다. 그 시절 정치권에서도 “권위주의 독재 시대에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의 언론관을 빼다 박은 듯한 추 장관의 ‘법조기자단’ 해체 희망 발언에 누리꾼들은 “기자들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해체하라는 것은 언론 자유를 탄압하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이날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입법·사법·행정을 장악하더니 이젠 언론마저 독재의 선전장으로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권의 선전 포고"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이 꿈꾸는 언론관이란 자신들이 맞섰다는 군사정권보다 더한, 오직 '문비어천가'를 부르는 '국영 방송 체제'임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2020.12.11. 일요서울TV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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