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새벽의 별, 새로 난 별을 샛별이라 부르는데, 말 그대로 샛별처럼 등장한 스타트업이 있다. 설립 5년 만에 4000억 원 매출(2019년 기준)을 돌파하고, 390만 회원을 확보한 마켓컬리. 마켓컬리는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 현재까지 20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한 회사다.

마켓컬리의 KEY 메시지는 ‘신선함’이다. 전지현이 등장한 광고 문구를 살펴보자.

샛별이 뜰 때가 가장 신선할 때
산지에서 모셔올 때도 마켓컬리는 풀콜드
새벽에 이동할 때도 마켓컬리는 풀콜드
문 앞에서 기다릴 때도 마켓컬리는 풀콜드
실온 노출 없이 신선함을 문 앞까지
풀콜드 샛별배송

마켓컬리는 신선한 식제품, 식재료를 가장 빠르고 신선하게 배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직사광선 및 실온 노출을 피해 새벽에 배달한다는 것이다.

2015년 매출 30억도 안 되었던 회사가 아시아·태평양 고성장 기업 11위에 올라
매주 금요일, 새롭게 추가된 마켓컬리 제품을 모두 먹어 본다는 김슬아 대표

많은 온라인 쇼핑몰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이후, 처음에는 익일 배송에 이어 당일 배송 정책을 실시했다. 명칭만 다를 뿐이지 당일 배송에서 더 빨리 배송한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총알배송’, ‘로켓배송’ 카피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마켓컬리가 사용한 ‘샛별배송’이라는 메시지는 신선함은 물론 묘한(?) 감동까지 불러일으킨다. 광고 때문인지는 몰라도 모두가 잠든 밤,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보따리를 놓고 가는 듯한 이미지가 겹쳐, 강렬하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 보면 그간 온라인 쇼핑몰은 대부분 빠른 배송만 강조했지 (무엇을 위해) 라는 문구가 빠져 있었다. 마켓컬리는 (고객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우리의 수고로움 정도는 상관없다는 식의 메시지가 함의된 느낌이 있다.

성장 비결은 '편리함'

영국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시아·태평양 고성장 기업 2020 발표 순위에서 마켓컬리를 11위에 선정했다. 그간 한국 기업으로는 카카오, S&K폴리텍, NHN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가 선정되었는데, 마켓컬리가 이들과 같은 반열에 오른 것이다.

마켓컬리의 이런 성장 비결에는 편리함이 있다. 앱을 통해 제품을 터치하고, 완료 버튼 하나만 누르면 끝나는 간편함은 더 쉽게, 더 자주 마켓컬리를 이용하게 만든다.

어제 채취한 전남 완도의 굴이 오늘 물류 창고에 입고되고, 다음날 새벽 고객의 집 문 앞까지 배송되는 것은 가히 환상적이다. 직원들과 회식하며 과음했던 30대 미혼남은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콩나물 해장국을 주문하는데, 주문한 제품이 출근 전 문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전날 딴 사과, 전날 뜯은 상추, 어제 갓 만든 두부가 예쁜 박스에 포장되어 집 앞에 놓여 있다니!

때문에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편하다. 편의점에서 허겁지겁 대충 먹던 아침 식사가 내 집에서 간단히 해결된다. 식당에 갈 일도 줄어들고, 마트에 갈 일도 많지 않다. 전날 밤 11시 전 앱 터치 한 번이면, 눈뜨자마자 제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슬아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마켓컬리의 모든 제품을 직접 직원들과 시식해 본다고 말했다. 무려 6시간 넘게 시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이는 고객이 맛보기 전 식품 퀄리티를 확인하기 위한 필수절차라고 한다. 초기에 김 대표는 직접 산지 현장을 찾아가 MD 역할을 했고, 식재료를 확인하는 절차까지 챙겼다고 하는데, 이렇게 쌓인 판매 제품이 1만 개를 넘어섰다. 

또한 이중 80% 이상이 신선제품인데, 세계적 수준의 자동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컨베이어 벨트 없이도 그 많은 주문량을 몇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마켓컬리의 빠른 물류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물류 시스템을 자동화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시기별, 요일별, 기후 상황에 따라 미리 고객의 수요 및 구매 패턴을 예측함은 물론, 각 업체의 생산량, 판매량, 입고에 소요되는 시간까지 자동 분석되는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한다. 우리집 문앞까지 ‘풀콜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더욱 진화되고 있는 물류 시스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신선하게 만드는 것은 따로 있다

나이키는 ‘불가능에 도전하라’는 메시지로 스포츠 용품을 판다. 애플 또한 자신의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 설명하기보다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이 세상을 더욱 멋지게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는 광의의 메시지를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사용한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마켓컬리는 고객에게 무엇을 팔고 있을까. 샛별배송이라는 서비스 KEY에 강조되는 것은 ‘신선함’뿐이다. 신선해야 맛있는 것은 당연한데, 신선한 제품을 먹어야 더 건강해질 것이라 누구나 생각하는데, 모두가 다 아는 이런 상식을 ‘샛별배송’과 ‘풀콜드’ 단 두 단어로 묶어낸 마케팅 전략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마켓컬리는 이렇게도 말한다.

‘문 앞까지 신선함을 전하는 샛별배송’
하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런 카피를 더한다.

배송 서비스도 퀄리티 있게
내일의 장보기, 마켓컬리!

고객 서비스를 바라보는 차이는 어느 기업이나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극히 작은 표현의 차이가 ‘브랜드 신선도’를 더욱 차이나게 만들어가는게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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