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조두순 거주지 인근에는 30여 명의 유튜버들이 경찰이 막아선 골목 입구와 인근 편의점, 근처 빌라 사이에 들어가 현장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사진=신수정 기자]
지난 13일 오후 조두순 거주지 인근에는 30여 명의 유튜버들이 경찰이 막아선 골목 입구와 인근 편의점, 근처 빌라 사이에 들어가 현장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사진=신수정 기자]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지난 12일 새벽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68)은 출소 후 경기 안산에 있는 거주지로 돌아갔다. 이날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거주지가 알려졌던 탓에 거주지 인근에는 유튜버와 인터넷 방송진행자, 취재진 등이 한꺼번에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근 주민들은 ‘두려움’에 이어 또 다시 고통을 겪어야 했다. 

출소 다음날인 13일 오후 기자가 조두순 거주지 인근을 방문했을 때는 출소 당일 날보다 비교적 조용했다. 전날과 달리 경찰은 조두순의 집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골목 입구서부터 주민 등을 제외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 같은 조치에도 셀카봉을 든 30여 명의 유튜버들은 경찰이 막아선 골목 입구와 인근 편의점, 근처 빌라 사이에 들어가 현장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었다. 

인근 빌라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간밤에 유튜버들이 한꺼번에 몰려다니면서 소리 지르는 것 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빌라 안까지 들어와 찍는데 모자이크도 없이 나오는 게 싫어서 아예 (빌라) 입구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인터뷰를 하다 유튜버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정문으로 들어오려 하자 소리를 치며 막아섰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어제 밤부터 새벽에도 난리가 났는데 경찰 인력이 부족했는지 그 사람들을 경찰이 잡지도 않아 너무 시끄러웠다”며 “코로나에 1000명이 걸렸다는 뉴스가 나오는데도 몰려다니면서 피해를 주는 게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주민 C씨는 “유튜버들이 인근 음식점에 전화해 조두순의 집으로 허위 배달 주문을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며 “근처에서 장사를 하는 주인들이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오후 조두순 거주지 인근에는 30여 명의 유튜버들이 경찰이 막아선 골목 입구와 인근 편의점, 근처 빌라 사이에 들어가 현장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사진=신수정 기자]
지난 13일 오후 조두순 거주지 인근에는 30여 명의 유튜버들이 경찰이 막아선 골목 입구와 인근 편의점, 근처 빌라 사이에 들어가 현장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사진=신수정 기자]

조두순 거주지 인근 곳곳 ‘제2의 범행 장소’ 우려

조두순이 거주하는 주택에서 1분도 채 안 되는 거리에는 어린이집이 있었다. 신축빌라 뒤 주차장을 가로질러 가면 더 빨리 갈 수 있다. 주택들이 들어서 있는 동네는 담 높이가 낮아 반대쪽으로 넘어가기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주택가는 신 주택과 구 주택이 같이 있는데 출입구에 비밀번호 입력 등의 보안장치가 없는 구 주택에는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어 위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술을 구입할 수 있는 편의점은 조두순의 집 앞에서 1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있고, 여기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어린이 놀이터도 위치해 있다. 중·고등학생들이 다니는 학원들도 인근에 자리하고 있었다. 

조두순의 집에서 50m정도 걸어가면 인근 산 둘레길의 입구가 나온다. 동네 사람들이 자주 오간다는 이곳 둘레길 초입에서 20여분 정도를 걸으면 초등학교 1곳이 나온다. 경찰은 둘레길 초입과 조두순의 집 바로 앞에 ‘안전지키미 초소’를 설치하고 24시간 감시 운영을 한다고 밝혔다. 

이날 둘레길을 걷던 주민 D씨는 “여기는 주민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라며 “조금 더 가면 초등학교가 바로 나오는데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이 근처 주택들에 세를 준 사람들이 있을 텐데 그 주인들은 골치가 아플 것 같다. 전부 이사를 간다는 소문도 들린다”고 말했다. 

14일 오전까지 들어온 주민 민원 등 신고는 총 98건으로 집계됐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조두순 출소 당일 주거지에서 난동을 피운 혐의로 유튜버 등 4명을 입건했고, 도로에서 조두순이 탄 법무부 관용차량을 파손한 시민 3명도 입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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