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간 개·폐업 격차 심화… 위생·건강·언택트 레저 업종 수혜

[홍보팀]

 

코로나19가 발병한지 1년이 지나가면서 일부 자영업 업종과 업태에서 개업과 폐업의 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독, 통신판매 등 일부 업종은 개업이 우세한 반면, 당구장, 골프연습장, PC방 등은 폐업이 크게 증가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밝힌 ‘코로나19와 자영업 명암’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위생과 건강 관련 업종, 언택트 소비와 언택트 레저 관련 업종이 수혜를 받았다. 이에 반해 컨택트 소비업종과 레저 관련 업종은 가장 크게 피해를 입었다.

올해 7월 말 기준 개업이 폐업보다 우위에 있는 업종은 소독, 환경전문공사, 통신판매, 동영상제작, 건강기능식품판매, 폐기물처리, 동물약국, 야영장, 동물판매, 의료기기판매·임대, 문화예술기획, 체육관, 전화권유판매, 헬스장 등이다. 연구소는 특히 소독업종은 올해 들어 7개월 동안 개업한 사업자 수(1711)가 전체 영업 중인 사업자 수(6752)의 1/4을 넘어설 정도로 개업이 활발했다고 분석했다. 통신판매 업종도 폐업 건수(5965)에 비해 개업 건수(10만7823)가 압도적으로 우세할 정도로 신규 영업 사업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연구소는 소독, 건강기능식품판매, 체육관·헬스장은 지난해까지는 사업자 증가세가 정체되거나 오히려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 이후 개업이 크게 증가한 업종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코로나19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본 업종으로 분류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전문공사, 동물병원, 약국, 동물판매 등의 업종은 올 들어 개폐업 추이가 과거와 유사해 성장 업종이기는 하나 코로나19의 수혜를 입고 있다고 보기는 힘든 업종이라는 게 연구소의 의견이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업종과 업태는 당구장, 노래방, PC방, 게임방, 유흥·단란주점, 골프연습장, 방문판매, 국내외여행 등이다. 이 중 당구장과 노래방, PC방, 청소년게임방, 유흥·단란주점 업종은 최근 몇 년간 개업에 비해 폐업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이 와중에 코로나19가 겹치면서 폐업이 증가한 피해 쇠퇴 업종으로 분류됐다. 반면 골프연습장과 방문판매, 일반게임방, 국내외여행은 지난해까지는 사업자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 이후 폐업이 뚜렷이 증가한 업종이다. 코로나19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본 업종이라는 얘기다.

연구소는 또 코로나19로 유사 업종이라 하더라도 컨택트와 언택트 업태에 따라 영향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음식점 업종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배달 영업 중심인 치킨·호프의 사업자 수는 크게 증가했다. 올해 들어 월별 사업자 순증 추세가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낮은 창업비용
4무(無) 정책

배달전문 프랜차이즈 ‘티바두마리치킨’은 낮은 창업비용과 배달전문 브랜드라는 장점을 살려 올해에도 가맹점 오픈과 매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한시적으로 가맹비와 보증금, 로열티, 재계약비 등을 면제하는 4무 정책에 한도 내에서 간판, 썬팅, 주방 집기 등 지원을 통해 예비창업자의 부담을 낮춰주고 있다. 여기에 슈퍼푸드인 마늘과 고추를 이용한 메뉴를 강화하고, 임영웅을 전속모델로 발탁,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영업점 영업 중심인 일식과 고기집, 횟집의 경우는 사업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식과 중식, 분식의 경우도 코로나19 초기인 2~4월에 사업자 순증 추세가 둔화되는 듯하다가 이후 회복세를 보였다. 중식창업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호야짬뽕1650’도 배달 강세를 내세워 급부상 중이다. 부산하단점을 비롯해 김해 내외점, 진해 용원점 등도 오픈 3~4개월 만에 지역 배달앱에서 1위를 기록했다. 주 메뉴는 짬뽕류, 짜장류, 탕수육류, 볶음밥, 중화비빔밥류다. 손이 많이 가는 요리부 메뉴를 취급하지 않아 누구나 창업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일정한 맛 유지를 위해 전용양념 사용과 조리법도 간편화시켰다. 이로 인해 초보 외식창업자도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

산지먹거리 품목
건강한 레시피 개발

특이한 점은 그 동안 상대적으로 배달 영업 비중이 높지 않았던 한식 등 일반음식점 업종도 코로나19 이후 치킨·호프와 같이 배달 영업을 위주로 하는 신규 사업자들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반찬가게 프랜차이즈 ‘진이찬방’도 집콕족 증가에 따른 반찬 수요 증가와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배달 강화로 관심 받고 있다. 진이찬방은 신선한 제철음식과 당일 요리되는 반찬, 각종 국, 찌개 등의 200여 가지가 넘는 메뉴를 제공하는 반찬전문점이다. 강원도 정선, 철원, 여수, 당진 등 전국 각 지역 대표적인 먹거리를 엄선하고, 농가와 직거래를 진행해 공급되는 산지먹거리 품목으로 건강한 레시피 개발이 장점이다.

치킨·호프 업종의 개폐업 사업자 평균 시설 면적은 2014년 이후 큰 변화가 없는 것에 반해 한식 업종의 경우 폐업 사업자의 시설면적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신규 개업 사업자의 시설 면적은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축소 폭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이런 변화가 한식 업종에서는 뚜렷한 반면 치킨·호프 업종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라며 “변화의 원인을 임대료 등 운영비 측면보다는 언택트 위주로 영업 방식이 변화한다는 데서 찾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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