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교인들 세뇌‧강요” vs 목사 “신앙적인 부분 강조, 강요 없어”

문제가 된 설교 영상. [교회 홈페이지 내 영상 화면 캡처]
문제가 된 설교 영상. [교회 홈페이지 내 영상 화면 캡처]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한 교회의 목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대면 예배를 드리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 ‘세균이 많아도 예배를 드리면 없어진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은 대부분 예수를 안 믿는 사람이다’ 등의 발언으로 교인들에게 대면 예배를 강요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 이목이 집중된다. 그러나 해당 목사는 대면 예배를 강요하지 않았고, 신앙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제보자 A씨는 “코로나19 속 가정예배를 한 번만 드려도 지옥에 간다고 협박하고, 무조건 교회에 모여서 예배해야 한다고 설교하는 목사가 있다”며 “교인들은 두려움에 떨어, 교회에 나이 많은 어른들, 유치부 어린아이들까지 모여서 함께 예배를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해당 교회 목사가 지난 3월8일 설교한 영상을 첨부하면서 “설교 시간 1시간 30분 내내 목사는 마스크를 한 번도 끼지 않은 채 설교한다. 손가락을 빠는 걸 보이면서 손에 세균이 많아도 예배를 드리면 자기는 코로나19에 안 걸린다고 교인들에게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 “이 교회는 국내에서 큰 교단인 ㅇㅇㅇ교단이다. 설교 내용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600명씩 터질 때 설교다. 교인들은 ‘가정예배를 드리면 지옥 간다’는 목사의 말을 믿고 교회에 나이 많은 어른, 어린 유치부 아이들까지 모두 모여서 함께 예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해당 교회 목사 B씨는 지난 3월8일 설교 영상에서 “나한테 ‘오늘은 다 가정예배를 드립시다’라는 문자가 왔다. 주일은 생명이다. 주일을 한 번 범했을 때 지옥에 갈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여러분, 지옥에 가는 것이 옳은 것이냐, 주일에 예배를 드리고 천국 가는 게 옳은 것이냐”라며 “아무리 핍박이 와도, 외부의 핍박이 와도, 우리는 주일 성수하고 꼴까닥하고 죽어도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누군가가 그런 말을 하죠. ‘목사님 이렇게 죽는 것은 개죽음입니다’라고. 안 죽는다고. 성령의 불이 있어요”라고 말한다.

이어 B씨는 “제 손에는 박테리아, 세균 등이 엄청 많아. 세균이 가득 찼다. 누구에게나 손과 발에는 뭐가 있는가? 세균이 가득 차있다. 그러나 주일이면 세균이 하나도 없어. 주일에는 뭐가 없는가? 세균이 하나도 없어. 왜 그런 줄 아는가? 하나님의 불이 내게 임하기 때문에 내 손에는 세균이 하나도 없다”면서 자신의 손가락을 두 번 입에 넣고 빠는 행동을 보인다.

B씨는 설교 영상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은 대부분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 요즘 코로나19에 조심을 안 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다 조심을 하고, 경계하고 있다. ‘난 절대로 안 걸릴 거야’라고 하는 데 다 걸리더란 말이다. 걸리는데? 대부분 예수를 안 믿는 사람들이다. 예수 믿는 사람은 극히 한 사람, 두 사람 정도 밖에 안 나왔다”라며 “지금 대한민국에 이런 숫자(누적 확진자 수)가 거의 7000명이 좀 넘어갔다. 예수 믿는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약 40%가 되는데, 40% 면 100명 중에서 40명이 감염돼야 한다고. 맞잖아요. 그런데 예수 믿는 사람은 내가 아는 바로 한 명, 두 명 정도 밖에 안 된다고. 나머지는 다 예수 안 믿는 사람이다. ‘목사님 그래도 어디 교회는 다니는 사람도 감염됐잖아요’라고 하겠는데, 그 사람은 교회를 다녀도 예수를 안 믿는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제보자 A씨는 일요서울에 “거기(해당 교회)는 항상 이런 식으로 사람을 옭아매는 그런 말을 많이 한다. 목사가 자신의 말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이러면서. 코로나19가 3월에 엄청 심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 가정예배드리자는 말이 나오니까 교회 목사는 가정예배를 못 드리게 막으려고 ‘주일에 가정예배 한 번만 드려도 지옥 가는 거다’라고 말해 교인들이 무서워서 (교회에) 나가게 됐던 것”이라며 “뭐 하면 죽는다, 뭐 하면 중병 걸린다. 뭐 하면 크게 다친다 등의 말을 목사가 자주했다. 계속 그걸 들으면 세뇌가 돼서 철석같이 믿게 되는 것이다. 해당 목사와 통화 시 발언이 잘못되지 않았는가라고 물어보면 무조건 자기들이 옳다고 얘기하고. 말이 전혀 안 통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그 교회에 오래 다니다가 옮겼다. 그러나 아직 여동생은 그 교회에 다니고 있다. 내가 옮긴다는 얘기를 목사에게 하자 ‘다른 교회로 옮기면 정신병에 걸려서 평생 폐지 줍는 인생이 된다’고 하더라. 어머니도 교회를 옮겼는데, 여동생이 집에 와서 어머니에게 ‘ㅇㅇㅇ 권사님 교회 옮긴 후 자다가 심장마비 걸려서 죽은 거 알지. 교회 옮긴 거 빨리 회개해’라는 식으로 계속 말해서 엄청 스트레스를 받으셨다”면서 “또 여동생은 ‘온라인 예배는 예배가 아니다. 엄마랑 오빠는 빨리 대면 예배를 드리는 곳으로 가서 예배드려라’라고 계속 말하더라. 말이 전혀 안 통해서 싸우고, 여동생은 해당 교회 바로 앞으로 이사를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같은 교단인 다른 교회로 옮길 때 ‘너 거기 교회로 가면 평생 정신병 걸려서 폐지 줍는 인생 된다’고 말하고, 어머니와 다른 사람이 교회를 옮길 때도 교회 내에서는 ‘불치병이 걸려서 얼마 못 가 죽을 거다’ 이런 소문이 돌았다. 교회 분위기가 그렇다”면서 “목사가 ‘코로나라도 가정예배드리면 지옥 간다’, ‘교회를 옮기면 얼마 못 가 죽는다’, ‘나를 욕하고 다닌 사람을 보니까 5년 뒤에 죽어있더라’ 등의 말을 많이 한다. (여동생 때문에) 아버지가 교회에 전화해도 목사가 전화를 안 받는다. 여동생은 그 교회에서 나와야 하는데, 주변에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만 똘똘 뭉쳐있다. 어머니는 ‘딸을 잃었다’고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반면 교회 목사인 B씨는 일요서울에 “워낙 오래된 얘기니까. 그런 발언을 했더라도 성도들의 신앙을 독려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었다. 우리가 어쨌든 간에 믿으면 천국에 가는 것이고,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가는 것이 성경적인 것이고, 신앙인의 당연한 얘기 아니겠는가. 믿음을 더 공고히 갖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신앙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그런 얘기도 가끔은 필요하다”라며 대면 예배 강요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일단 우리 교회는 코로나19와 전혀 관계가 없다. 본인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어떻게 강요하는가.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상 예배, 대면 예배 등을 드려도 안 나오는 분은 안 나오고 그런 거다”라며 “우리는 정확하게 정부 방역 지침에 따르고 있다. 철저하게 수칙을 지켜야 하는 게 당연하다. 교인 중에서 덴탈마스크 등을 쓰고 오신 분이 있으면 KF94 마스크로 교환까지 해드린다. 그 정도로 중요하게 여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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