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치범이냐” 작심 발언에 ‘갑론을박’

유승준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 화면. [뉴시스]
유승준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 화면.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최근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이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작심 발언’을 하면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최근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해 발의한 일명 ‘유승준 방지 병역법’에 대한 발언인데, 온라인을 중심으로 옹호론과 비난론이 함께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승준 방지 병역법항의 관련···39분 유튜브 영상 화제

김병주 의원, 논란 거세지자 법에서 유승준이름 쓰지 않겠다

지난 19일 유승준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유승준 원천 방지 5법 발의안? 김병주 의원 지금 장난하십니까? 그동안 참아왔던 한마디 이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은 39분 13초 분량이다.

그가 영상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황제 휴가와 조국 전 장관 관련 사태들로 인해 청년들이 더욱 분노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에 대한 옹호론과 비난론이 대립하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연예인 하나 막으려고

난리법석이냐”

유승준은 “제가 정치범이냐, 공공의 적이냐. 유승준이라는 연예인 하나 막으려고 난리법석이냐”며 “이 법안이 말이 되느냐,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으로 일하는 정치인이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주 의원이 지난 17일 발의한 일명 ‘유승준 방지 병역법’은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은 국내 입국 등을 못하게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거나 이탈했던 남성’의 국적 회복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유승준은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나라까지 나설 죄냐’는 식의 항의하는 영상을 올린 것.

김 의원은 해당 법안을 발의하면서 “공정하지 못한 현실에 청년들이 허탈감과 상실감을 많이 느낀다”면서 “법 개정을 통해 군 복무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승준은 2001년 군 징병검사 당시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는데, 2002년 1월 해외공연을 이유로 병무청으로부터 국외여행 허가를 받은 뒤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한국 국적을 포기, 고의적으로 병역을 기피하고 팬들을 우롱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이후 유승준은 비자 발급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승소했으나, 7월 재차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 유승준은 한국행이 연이어 좌절되자, 지난 10월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

“조두순도 12년이면 복귀”

vs “대한민국 기만”

유승준은 영상에서 “내가 청년들에게 허탈감을 느끼게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솔직히 추 장관 아들의 황제 휴가와 조 전 장관의 말도 안 되는 사태들 때문에 나랏일을 하는 정치인들의 비리와 두 얼굴을 보며 (청년들이) 더욱 분노하고 허탈해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9년 전 한물간 연예인이 한국 땅을 밟는 것으로 (청년들이) 영향을 받는 시스템이라면 그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정치 자체를 잘못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군대 사기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면서 나의 입국이 거부된 적이 있다”라며 “우리의 적은 북한 아닌가. 우리나라 대통령은 판문점에 가서 김정은을 만나 악수하고, 포옹하고, 군대의 사기는 그런 것들을 보고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24일 오전 기준 해당 영상은 약 189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좋아요는 약 8만3000개, 싫어요는 약 6만9000개를 받았다. 댓글 사용은 중지된 상태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이하 SNS)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누리꾼들은 옹호 측과 비난 측으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옹호 측의 한 누리꾼은 “유승준은 공직자가 아닌 개인이자 일개 연예인일 뿐”이라며 “자신이 받았던 엄청난 인기를 다 날린 것 하나로도 충분한 죗값을 받은 것이고, 책임을 진 셈이다. 개인이 이미 책임을 진 사안에 대해 한 나라의 정부가 제도적으로 법까지 바꿔 가면서 보복하는 것은 지나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동성폭행범인 조두순도 12년이면 사회에 복귀하는데, 왜 유승준만 평생 입국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것이냐”면서 “충분한 죗값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만 용서해주자”고 적었다.

반면 유승준의 입국을 허용하면 안 된다는 비난 측에서는 “유승준은 군대에 갈 수 없는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제야 한국에 오고 싶다고 하는 것”, “반성은 하나도 없고 끝까지 대한민국을 기만하는 사람에게 입국금지 조치를 하는 것은 정당하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과거 유승준과 친분이 있던 작곡가 김형석 씨는 “내 노래를 불러주고 동생으로 맺은 인연이라 사실 그동안 좀 안쓰럽다고 생각했다. 지금 보니 내 생각이 틀렸네. 자업자득. 잘 살아라”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 글에서 정확하게 유승준을 지칭하진 않았으나, 누리꾼들은 전후 상황을 볼 때 유승준을 겨냥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다가 김 씨는 관련 내용을 삭제 후 “욱했다. 밤새 뒤척이다 좀 가라앉고 나니 답답함과 안타까움. 그 마음을 헤아려 보면 큰 상처일 텐데 내 생각만 했다”면서 “정죄함은 나의 몫이 아닌데 자만했다. 이성보다 순간 감정이 앞선 내 탓이다. 각자가 보는 세상은 때론 공평하지 않고 흔들린다 하더라도 정말 잘 지내기 바란다”고 글을 남겼다.

유승준 방지 병역법을 발의한 김 의원도 입을 열었다. 김 의원은 유승준이 문제에 대한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병역 의무를 저버린 것은 팬들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닌 대한민국 헌법을 어긴 것”이라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법안은 스티브 유만 ‘가위질’하려고 만든 것이 아니다. 병역의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의 신성한 권리이자 의무임에도 국적 변경 등 여러 가지 꼼수로 병역 기피를 시도하려 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의원은 유승준의 유튜브 영상으로 논란이 거세지자, “(법에서) 유승준이라는 이름은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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