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증가… 동박 사업 매출 덩달아 수직 상승

[SKC]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저임금 노동력’보다 ‘현지 시장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해외 진출 이유로 완화된 규제와 유연한 노동시장, 해외 매출처 다변화 등을 꼽았다. 특히 해외에서는 무궁한 성장 기회 발전 가능성과 저임금 구조와 활용, 기술의 발달로 인한 통신 및 물류비용 감소 등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부담이 적어졌다. 이에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단순 고객 확대를 넘어 글로벌 경쟁 시장 진출이라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해외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최초·최고 기술력… 말레이시아 해외 첫 동박 생산 공장 설립

SKC·미쓰이화학 합작사 ‘MCNS’, 러시아 시장 진출… “해외 거점 늘릴 것”

SKC는 SK그룹 계열사로 프로필렌옥사이드(PO), 프로필렌글리콜(PG)을 전문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1990년 11월 중국 복건성에 비디오테이프 합장공장을 준공하고 이듬해 4월 SKC 중앙연구소를 열었다. 이후 친환경적으로 PO를 생산하는 HPPO 공법을 세계 최초로 현장에 적용하고 시장 요구에 맞는 PG 등 다운스트림 제품을 공급해 왔다. 1993년 5월에는 국내 최초로 레이저디스크를 생산하고 12월에는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마이크로필름 공장을 인수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중국 활동이 더욱 활발해졌다. 2003년에는 중국 쑤저우 가공필름 생산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2005년 2월 중국 청도에 ‘System House(시스템하우스)’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SKC는 창립 이래 도전과 혁신을 통해 수많은 ‘국내 최초’, ‘세계 최초’를 기록해 왔다. 1977년에는 국내 최초로 폴리에스터(PET) 필름을 개발하고 2008년에는 세계 최초로 생분해 필름을 상용화했다. 1991년에는 국내 최초로 PO 제품을 상업화하고 2008년 세계 최초로 친환경 HPPO 공법 상업화에 성공했다.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도 앞장선 SKC는 CMP 패드 개발에 이어 현재는 블랭크 마스크 하이엔드급 제품의 국산화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올해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추진하며 글로벌 첨단소재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2020년 4월에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술력을 자랑하는 SK넥실리스를 출범시켜 모빌리티 소재 사업을 강화했다. 또한 기존 주력사업인 화학사업부문을 분사해 쿠웨이트 PIC와 합작사 SK피아이씨글로벌을 만들며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해외 지사는 유럽, 일본, 대만, 중국 등이 있다.

미쓰이화학과 손잡고
러시아 시장 진출

SKC는 러시아에 시스템하우스를 설립하고 러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도 했다. SKC의 시스템하우스는 중국 청도에도 있는데, 시스템하우스는 여러 종의 폴리올을 혼합해 고객 맞춤형 폴리우레탄 원료 시스템폴리올을 만드는 거점을 말한다. 지난해 6월 SKC와 일본 미쓰이화학의 폴리우레탄 합작사 ‘MCNS(Mitsui Chemicals & SKC Polyurethanes Inc.)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시에 시스템하우스를 설립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시에서 열리는 러시아 국제 경제 포럼에서 시 정부위원회, 경제특구 사장 등과 MCNS의 러시아 시스템하우스 건설 관련 특별경제구역 투자 및 부지 인수 협약을 체결했다. MCNS는 SKC와 미쓰이화학이 50:50 합작해 만든 폴리우레탄 전문회사로 현재 미국과 멕시코, 중국, 폴란드, 인도 등 전 세계 11개 시스템하우스에서 폴리우레탄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MCNS가 진출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시에는 현대자동차, 도요타, 닛산 등 한국과 일본의 주요 폴리우레탄 고객사가 진출한 상태다. 현지에서 현대자동차는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고 LG전자도 냉장고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업체에 고품질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한 후 향후 러시아 업체와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MCNS 관계자는 “이번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시에 시스템하우스를 설립하면 MCNS 시스템하우스는 미국, 멕시코, 폴란드 인도 등 전 세계 12곳으로 늘어난다”며 “MCNS는 러시아 이외에도 고성장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거점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이어 유럽 진출까지
동박 생산 기술 인정

지난 15일에는 SKC 관계사 SK넥실리스가 말레이시아에 해외 첫 동박(銅箔) 생산공장을 짓게 됐다. 동박은 얇은 구리막으로 전기자동차 배터리(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다. SKC 관계자는 “다양한 후보지를 놓고 검토한 결과 말레이시아가 최적의 장소로 꼽혔다”고 밝혔다.

사측은 전북 정읍에 4개의 공장은 운영 중이지만 더 이상 정읍에는 공장을 지을 부지가 없어 말레이시아에 첫 해외 공장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C는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공장 신설도 검토 중이다. 지난달 27일 SK넥실리스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폴란드 법인을 설립했다. 이에 동유럽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SK넥실리스는 국내외 공장 증설 및 신설을 통해 올해 3만4000t가량인 동박 생산량을 2025년까지 14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넥실리스의 핵심 제품은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수준인 4㎛(마이크로미터: 1㎛=100만분의 1m) 두께의 동박이다. 동박이 얇을수록 많은 활성물질을 바를 수 있어 배터리를 고용량으로 제작할 수 있다. 대략 전기차 한 대에 약 30kg의 동박이 사용되는데, 동박 사업은 얇게 만들수록 경쟁력이 높아진다.

또한 얇은 두께로 3박4일 동안 끊임없이 생산하는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SK넥실리스는 해당 기술력으로 한국기록원 최고 기록 인증을 받기도 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기업의 수요 증가로 SK넥실리스는 지난 3분기 매출 1031억 원, 영업이익 152억 원을 기록했다. SK넥실리스의 분기 매출이 1000억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태 SK넥실리스 대표는 “세계 최고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꾸준히 생산능력을 확대해 글로벌 No.1 동박 제조사의 위상을 확고히 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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