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하는 마음] 저자 박응석 / 출판사 박영사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직설적인 화법보다 은유하고 의인하는 방법은 상황을 고즈넉하고 여유있게 바라보는 표현 방법이다. 부수적이고 이중적인 복잡함이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핵심적인 단계이자 이해의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현법이기도 하다. 저자 박응석의 신간 ‘은유하는 마음’은 자신과 타인은 물론 그들이 속한 문화를 표현해 주고 보여 주는 맑은 표현으로 개념적 은유가 어렵지 않게 우리 일생에서 쓰이는 표현법임을 알리고 특정한 문화 속에서 다른 은유법을 구사하는 여러 사례를 독자에게 알린다. 이러한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알아보면서 개념적 혼성으로 쓰이는 언어 표현들이 구축하는 정신세계를 들여다보고 우리 삶 깊숙하게 젖어 있는 은유에 대해 알아봤다.

“두 개의 언어를 안다는 것은 두 개의 영혼을 갖는 것과 같다”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 “언어, 나, 그리고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무수히 많다”

흔히들 말하는 언어학자들의 말이 허세로 여겨졌던 저자는 우연히 광화문의 한 서점에서 조지 레이코프의 책을 읽고 충격을 받는다. 내용이 낯설어 이해하기 힘들어도 인지과학의 성과들이 언어학에 매력적으로 녹아 있음을 느낀다. 여기에서 언어로 인간을 이해하려는 방법으로 은유가 쓰인 것을 알아내고  이러한 과정이 말로  꾸미는 부수적인 장치가 아니라 인간사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저자는  2018년 중국철학자 김시천 교수가 진행하던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에서 개념적 은유에 대해 소개를 했고, 그해  ‘책익는 마을’에서 개최한 ‘인문학 페스티벌’에 참여해 레이코프와 존슨의 ‘삶으로서의 은유’라는 책으로 강연했다. 당시 강연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렵다는 평을 받았지만 2019년부터 학부에서 ‘한국대중매체와 담화분석’ 수업을 통해 한국, 중국과 일본에서 모인 제자들과 개념적 은유로 광고와 기사를 알기 쉽게 분석해 냈다. 학생들이 주변에서 쓰인 인문학적 은유법을 찾아가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이러한 과정을 일반인들과 공유하고자 책을 출간하게 됐다.

저자는 “향을 싼 종이에서 향 냄새가 나듯이 내가 아는 은유와 혼성에는 조지 레이코프, 마크 존슨, 졸탄 쾨벡세스, 질 포코니에와 마크 터너의 향이 있다. 신간 ‘은유하는 마음’에는 인지란 무엇인지 소개하는 시간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애썼고 한국대중매체와 담론분석 수업을 통해 시시때때로 얻은 아이디어를 응축해낸 결과물이다”로 밝혔다.

저자 박응석은 연세대 국제 교류원 부원장과 글로벌엘리트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이중언어학회 편집위원이며 한국 중국어교육학회 연구윤리위원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과 2019년에는 콜로키아강의우수교수상을 수상했고 2018년 연세대우수업적요구로 지목되기도 했다.

저자의 또 다른 저서로는 ‘번역에 잠든 한국 문화’, ‘음쌤 중국어’ ‘한자문화산책’ 등이 있다.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신동흔의 ‘옛이야기의 힘’, 권기복의 ‘한컷의 인문학, 헤닝 벡의 이해의 공부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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