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승리 아직 물음표…김종인 '자강론' 강조
"안철수 추대보다 국민의힘 후보와 경쟁 거쳐야"
"일단 당내 후보 키우고 단일화 해야 흥행도 유리"
"선거 판도 변화 쉽지 않아…백신이 게임 체인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뉴시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뉴시스]

 

[일요서울] 국민의힘 지지도가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보궐선거를 향한 출마 선언도 이어지고 있지만, 선거 승리 가능성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찍힌다. 

지난 2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12월 4주차(21~24일)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전주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33.8%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주 대비 1.3%포인트 하락한 29.3%였다. 양당 격차는 4.5%포인트로 지난 9월 국민의힘 출범 이후 민주당과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작 국민의힘에서는 이를 마냥 반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당일 이에 대한 질문에 "여론조사는 항상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오차범위 밖이라고 해서 그에 대해 즐거워하진 않을 것"이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당 내부에서도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결국 여당의 실책으로 인한 반사이익이기에, 내년 보궐선거까지 긍정적으로 전망할 만한 성과라고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당이 무얼 하고 안 하고에 계속 휘둘리고 있는데, 어쨌든 최종적으로 선거 등에서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으려면 자체적으로 도모하고 이뤄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나. 여당이 포퓰리즘식 정책을 하면 언제든 꺼질 거품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당의 자체적인 의제 제시 동력이 떨어지고 선거를 이끌 흥행성이 부족하다는 내부 반성 또한 계속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최근 비대위 회의에서 1995년 서울시장 선거를 언급하며 조순 전 서울시장이 야권 단일화 없이 선거에서 승리한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야권 단일화를 요구한 상황에서, 당이 독자적으로 인물을 내는 게 중요하다는 '자강론'의 취지로 읽힌다.

당시 참석한 비대위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우리 길을 가고 외적인 영향을 받지 말자는 취지로 이해했다. 기본에 충실해서 국민들로부터 더 신뢰를 받고 참신한 후보를 내면 되지 지금은 크게 우왕좌왕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은 아직까지 주목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어 인물난 극복이 가능하겠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안 대표의 출마가 곧바로 추대로 이어지기보다는 국민의힘 후보와 경쟁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선거에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일 좋은 건 엇비슷한 후보들이 나와서 흥행에 성공하는 거다. 김종인 입장에서는 안철수를 지금부터 끌어주기보다 어떻게 해서든 당내 후보에 힘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그 과정을 거쳐) 야권 단일화는 해야 한다. 단일화가 안되면 흥행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총선 참패 직후와 달리 현재 국민의힘 지지율 등 상황이 나쁘지 않은 만큼, 이번 보궐선거의 흐름이 대선 정국 주도권까지 바꿀 수 있어 밀고 당기기가 지속되리라는 관측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선에서의 야권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가 서울시장 후보가 누가 되느냐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것 같다"며 "안철수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면, 선거를 이기든 지든 안철수 중심으로 야권이 재편이 될 가능성이 커서 (김종인 위원장이) 그 점을 경계한 게 아닌가"라고 풀이했다.

인물 발굴에만 급급하기보다는 오히려 시국에 따른 정책 대안을 보여주는 게 당의 지지율 지형을 공고히 만드는 데 급선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 교수는 "선거 판도 변화라는 건 그렇게 쉽지 않다. 누가 출마한다보다 오히려 백신 몇천만 명 분을 내년 3월 이전에 들고 오는 게 낫다. 선거 판도에서는 백신이 '게임 체인저'다. 자기 생존에 대한 이익보다 이 판을 더 흔들 수 있는 건 없다"고 짚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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