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흰 소띠의 해 신축년(辛丑年) 새 아침이 밝아오고 있다. 2020년 한 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국민들이 고통과 좌절 속에서 힘든 나날을 보냈다. 교수들은 2020년의 사자성어로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뜻의 ‘아시타비(我是他非)’를 꼽았다. 진보와 보수,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사이, 코로나19 대처 등을 두고서 사회 도처에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사태’가 불거졌다는 이유다.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歳寒然後知松柏之後凋)’.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늦게 시듦을 안다’는 《논어(論語)》 〈자한(子罕)〉편의 구절이다. 산업화-민주화-지식정보화를 주도하여 세계사의 새장을 연 대한민국이 낡은 좌편향 이데올로기가 살아나 국론분열이 고착화되고 있다. 이러한 국가위기 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높은 기상과 리더십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박정희는 소위 민주화세력(위정척사 민족주의세력)에 맞서 ‘세계 속의 한국’을 건설한 부국(富國) 대통령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집권 이후 박정희정신(모델 원리)을 부정하여 박정희식 국가혁신체제를 인위적으로 해체하였다. 그 후과(後果)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고 IMF가 남아있던 박정희모델을 일소하는데 기여했다.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국가는 모두 꿈(夢, 미래)이 있다. 미국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미국夢)라는 아메리칸 드림이 있고, 중국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중국夢)이라는 중화 패권이 있고,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강한 일본을 되찾자’(일본夢)는 일등국의 꿈이 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에는 꿈이 없다. 과거 ‘잘 살아 보세’(박정희의 한국夢)라는 정신은 연기처럼 소멸했다. 기적의 역사는 지워지고 ‘나눠 먹자’가 대세가 되었고, ‘나라 잘 돼봐야 나와 무슨 상관이냐’는 이기주의 풍조가 만연해 있다.

대한민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적을 맞아야 하는 ‘복배수적(腹背受敵)’의 지정학적 운명을 타고났지만, 거기에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지난(至難)한 상황에 처해 있다. 후자는 우리의 역대 국가지도자들이 자초한 것이기 때문에 수원수구(誰怨誰咎)하기도 어렵다.

저출산, 양극화, 청년실업, 줄어드는 일자리, 치솟는 집값, 갈라져서 전쟁하는 국민… 미래학자 최윤식은 ‘빅체인지, 코로나19 이후 미래 시나리오’에서 “한국은 1~2년 내에 대침체가 온다”고 예측하고 있다.

△ 코로나19 이후에 세계 경기가 반등하더라도 많은 나라들은 자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 보호 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이다. △ 한국 수출은 10년 전으로 후퇴할 것이다. △ 미국 경제성장률이 5%에서 2%까지 떨어지는데 걸린 시간이 34년, 독일은 27년, 일본은 25년, 한국은 단 7년이다.

최윤식은 “2021년에 코로나19가 물러가더라도 한국 제조업은 반등하기 힘들고, 결국 구조조정은 정해진 미래로 ‘제 2의 금융위기’가 한국경제를 강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제 시간이 없다.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대한민국호(號)는 혁명적인 대(大)전환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을 국혼(國魂)이 살아 있는 21세기 선진자강(先進自强) 국가로 만들 수 있는 백년지책(百年之策)의 경세방략(經世方略)이 필요하다. 그것은 좌·우 이념을 초월한 ‘박정희정신’을 온고지신(溫故知新)함으로써 답을 얻을 수 있다.

박정희는 반공을 국시(國是)로 삼고, 자주국방과 자립경제의 두 틀 아래 ‘수출주도–중화학공업육성-외자도입 전략’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뿐만 아니라 역동적이고 유연했던 미래지향적 통찰력(혁신정책)으로 국가백년대계를 설계했다. 그 산물이 ‘고교 평준화, 의료보험, 국민연금, 그린벨트 정책’ 등이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랑하는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이 보수정권의 혁신 마인드에서 나온 것이다.

‘세상 넓은 줄도, 자기 분수나 처지도 모르고 좁은 식견에서 제 잘났다고 뽐낸다’란 의미의 ‘야랑자대(夜郞自大)’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K방역에 성공했다’며 자랑만하다가 백신 수급에 실패해 ‘우물 안의 개구리’ 신세가 된 우리나라의 처지를 말하는 것 같다.

원리주의가 판치면 사회는 유연성을 잃는다. 국리민복(國利民福)과 부국강병(富國强兵)을 위해서는 ‘박정희정신’인 실학정신, 실용주의가 요구된다. 새해에는 기업, 정부, 정치권이 소처럼 열심히 일하고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코로나19 없는 세상’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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