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투자자금...비트코인 투자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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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치솟으면서 최근 3000만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시장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4982억6168만달러(약 549조 8317억원)로 지난해 12월 24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464조 4491억원 보다 높은 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진다. 업계는 부동산 규제와 달러‧금 체계 한계에 따른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부동산 규제,달러‧금 체계 한계에 따른 자금 유입 '활발'
제도권 화폐 인정 호재로 작용...앞으로 더 오를 전망


지난해 12월27일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장중 한때 3150만 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840만 원 수준이었는데 11월 2000만 원대로 올라섰고 다시 한달여 만에 3000만 원 선을 돌파했다. 한 해동안 3.5배 넘게 오른 것이다. 이더리움도 올 초와 비교하면 4.8배 이상 뛰는 등 암호화폐 가격 상승이 돋보인다. 

장기 상승세 낙관       

업계는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부양책 속에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암호화폐의 신뢰도는 점차 쌓이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암호화폐가 점차 제도권으로 진입하면서 투자 수요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시장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를 분석하며 "올 들어 가상자산 시장에 새로운 큰 손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며 "데이터를 보면 기관투자가들의 비트코인 매수 수요가 대거 확대됐다"고 밝혔다. 특히 "북미 지역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경제난 극복을 위한 현금 유동성 확대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게 만들었고, 기관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회피하기 위해 공급량이 한정돼 있는 비트코인에 적극 투자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표 결제기업인 페이팔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4종의 암호화폐를 물건 구매에 쓸수 있도록 하면서 수요층이 더욱 두터워 진것도 암호화폐 상승 기인 요인으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이팔은 지난해 10월21일 성명서를 내고 "내년 초부터 페이팔 이용자는 자사 네트워크에 있는 2600만개의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서비스가 본격 시행되면 페이팔은 법정화폐로 정산을 진행한다. 

이러한 소식이 호재로 작용해 비트코인을 포함한 대다수 암호화폐가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여기에 우리나라도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에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부여하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을 오는 3월 시행하는 등 거래 안전장치를 보안하고 있다.  정부는 각 거래소는 금융권 수준 자금세탁방지 의무 준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 실명입출금계정(실명계좌) 발급 등의 요건을 갖춰야 정상 영업을 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7월 미국 통화감독청도 씨티은행과 골드만삭스 등 미국 은행이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하겠다고 나서자 허가해 주는 등 국내외 제도권 기관이 잇따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하나의 자산으로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훈풍을 내게 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튤립버블(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과열투기현상으로, 경제현상에서 거품이 발생한 상황)이라고 치부되던 비트코인이 화려하게 복귀했다"고 평가하며 "비트코인은 2018년을 제외하곤 지난 4년간 주요 자산 가운데 수익률 1위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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