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MJ)은 12일 참여정부의 수도권 규제정책을 ‘망국적 포퓰리즘’에 비유하며, 규제 완화와 관련한 수도권 대 비수도권 갈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MJ의 이 발언은 그의 정체성을 대변하면서도 차기 대권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MJ는 이미 이재오 전 의원의 조기귀국과 관련해서도 긍정적 언급을 했다. 이방호, 정종복 등 MB 3인방과의 협력설이 나돌기도 한다. MJ는 특히 오바마의 미 대통령 당선이후 ‘변화’를 내세우며 ‘박근혜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MB)는 최근 공사석에서 이례적으로 고 정주영 회장 등 현대가(家) 사람들에 대해 언급했다. 선거전략통 A씨가 최근 ‘MJ대권 프로젝트’를 작성했다는 소문도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이와 관련 ‘MJ대망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선거전략가 A씨가 MJ에게 전달한 보고서는 ‘MJ 대권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정교하지는 않지만 2012년 대선을 겨냥한 중장기 선거 전략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그동안 이 보고서와 관련 일체 함구했지만 모 언론사 기자에게 ‘MJ 대권 프로젝트를 만든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으면서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A씨는 이와 관련 “MJ의 지시로 작성한 것이 아니다”며 스스로 만든 보고서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그러면서도 이 보고서를 MJ에게 직접 전달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MJ 측 한 관계자는 “MJ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공조를 왜 파기했는지 잘 생각해 보라”며 “MB와 대선과정에서 어떤 약속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권에서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MB 3인방의 역공작설과 ‘박근혜 포위설’이 나도는 가운데, MB는 최근 이례적으로 현대가(家)에 대해 언급했다. MB는 핵심 참모들과의 사적 모임에서 정주영 전 현대회장으로부터 터득한 업무 요령을 설명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MB가 현대家 칭찬한 이유는?

MB는 지난 9월18일 경제단체장들과의 청와대 회동 직후 정몽구 회장의 연설을 언급하며 “현대가 특유의 분위기, 오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도 했다.

현대그룹 CEO출신인 MB가 현대가 오너들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지난 12일 MJ도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 MB편을 들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수도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TK지역에 텃밭을 가진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유력한 차기후보군에 대한 견제의 의미”로 해석했다. MJ는 연말 인적쇄신론과 관련해서도 “현재는 그런 때가 아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7.3전대 직후 만해도 박근혜 대세론과 관련 “경쟁을 협력을 위한 방편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인생이 괴롭다”며 자조적 모습을 보였었다.

MJ는 전대이후 한동안 최고위원 회의에 잇따라 불참하며 당 지도부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MJ는 7.3전대에서도 MB측 국민성공실천연합(국실련)의 집중 견제로 당권도전에 실패한 바 있었다. (본지744호 참조)

MJ는 이재오 전 의원의 조기귀국설과 관련해서도 “이재오 최고위원이 언제 오느냐는 것은 본인이 판단할 일”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MJ는 지난달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주미 대사관 국정감사 차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재오 전 의원을 만나 위로했다.

MJ 측 관계자는 “MJ는 이방호, 정종복 등 소위 개국공신들의 복귀를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MB 3인방과 MJ의 연대설이 나돌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7·3경선 때 박희태 대표가 친박계와의 우호를 도모했듯이 MJ가 여권 내 핵심세력이면서도 소외당하고 있는 사람들과 세를 규합할 수 있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MJ 측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재오 전 의원의 조기귀국과 MB 3인방의 복귀 이후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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