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사업 진출 확대할 것”… ‘탈석탄’ 선언·ESG 경영 전면화

[뉴시스]

국내에서도 ‘ESG 경영’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ESG’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ESG 경영은 단순 매출에만 집중하는 기업보다 환경보호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과거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효율을 가장 우선시했고, 투자자들은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 구조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에 뛰어들고 있다. 이미 선진국들은 ESG를 기업평가의 척도로 삼아 투자 여부를 결정하면서 전 세계는 ESG 경영이 필수인 시대를 맞게 됐다. 일요서울은 ESG 경영 가속화와 함께 적극적으로 책임경영에 나선 기업들을 살펴봤다.

다우존스 DJSI, 4년 연속 월드지수 편입… 국내 평가서도 5년 연속 A등급

글로벌 투자사들, ESG 기업 투자 확대·석탄 관련 비즈니스 투자 중단

ESG 경영은 기업들에 생존의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그린뉴딜이 도입되면서 사회적책임투자(SRI)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ESG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삼성물산 역시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물산은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한 선택으로 석탄을 버리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0월 석탄 관련 투자와 사업을 중단한다고 ‘탈석탄 선언’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삼성물산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과 관련해 유엔에서 채택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등에 바탕을 둔 ‘노동·인권, 환경·안전, 상생, 컴플라이언스, 정보보호, 사회공헌’ 중심의 ESG 전략 체계를 구축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탈석탄 선언 배경을 밝혔다.

친환경 사업 진출 확대
“순환경제 체계 정착”

이에 따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재 시공 중인 강릉 안인화력발전소와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를 끝으로, 신규 투자와 시공 등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기존 계약된 석탄 트레이딩에 대해서는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후 기존 계약 종료에 따라 순차적으로 철수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삼성물산은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와 LNG 복합화력 및 저장 시설 등 친환경 사업 진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탈석탄 선언을 계기로 온실가스 저감을 통해 저탄소사회 전환에 기여하고, 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높여 순환경제 체계를 정착시키겠다”며 “친환경제품·서비스 발굴 및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등 친환경 경영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신임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력구매계약이 경제성이나 재생에너지 순증 효과가 있어 향후 중점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년 연속 월드지수 편입
가치 창출 기업 ‘자리매김’

삼성물산이 ESG 경영을 전면으로 내세운 가운데 지난해 11월 미국 다우존스가 발표한 올해 지속가능 경영지수(DJSI) 평가에서 삼성물산은 4년 연속 월드지수에 편입됐다. DJSI는 기업의 재무 성과뿐만 아니라 ESG 등 비재무적 요인도 평가해 의미가 깊다. 올해 월드지수에는 전 세계 2540개 평가 대상 기업 중 12.7%인 323개 기업만 편입됐으며, 한국 기업은 삼성물산을 비롯해 총 17개 기업이 포함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에서도 5년 연속 통합 A등급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이 같이 삼성물산의 탈석탄 배경에는 ESG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1년 사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은 잇달아 석탄 관련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 자사운용사 ‘블랙록’은 총매출의 25% 이상을 석탄화력 생산·제조에서 수입을 얻는 기업에 대해 올해 주식·채권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했다. 또한 캐나다연기금,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글로벌 대형 기관투자가는 내부적으로 마련한 ES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 투자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ESG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KB 금융은 전 계열사가 참여해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고 국민연금도 2022년까지 전체 자산의 50%를 ESG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ESG 경영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해 12월24일 삼성패션연구소는 내년 패션 시장 전망을 ‘긴급 구조가 필요한 패션마켓’으로 규정하고 키워드로 ‘R.E.S.C.U.E(긴급구조)’를 선정했다. 6대 키워드 중 하나인 마지막 글자 ‘E’는 ESG의 약자다. 삼성패션연구소는 패션 기업에도 ESG는 필수 조건이 됐다는 견해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패션업의 불황에 맞서기 위해서는 긴급한 구조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지금은 규모의 회복과 함께 완벽한 체질 개선을 이루어야 할 때라 ‘RESCUE’를 2021 키워드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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