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보다 ‘품질’ 앞세운 기업들… 집콕족 사로잡은 대표 PB 상품은?

왼쪽부터 '노브랜드 데리야끼 오븐구이 치킨', 가운데 '킴스클럽 오프라이스 낙지볶음밥', 오른쪽 '오프라이스 간장버터 새우밥'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국내 소비 트렌드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라 ‘집콕족(집에서 머무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배달 업계와 식품업계는 ‘나홀로 호황’을 누리게 됐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상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집 밖에 나가지 않아도 수준 높은 요리를 접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연구‧개발에 나선 것이다. 게다가 ‘홈족’과 ‘혼족’ 증가로 가정간편식(HMP)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들은 자사 브랜드를 앞세운 PB상품들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기존에는 PB상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양분된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식품 전문 기업의 상품과 비교했을 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렇다 보니 기업들의 PB상품은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수익창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지난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은 일부 기업들의 대표 PB 상품을 선정해 직접 구매해 맛 봤다.

대형마트 조리식품 이마트 노브랜드·킴스클럽 오프라이스… 재료 ‘신선’ 

국내 대표 편의점 GS25 유어스·CU 헤이루, 과자 감칠맛·식감·향 ‘만족’

첫 구매 상품은 국내 대형마트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PB상품 ‘이마트’의 ‘노브랜드’ 상품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노브랜드 상품 판매 1순위는 ‘노브랜드 닭꼬치’다. 기자가 1위 상품 노브랜드 닭꼬치를 구매하기 위해 이마트 목동점을 방문했지만 높은 인기 때문인지 노브랜드 닭꼬치는 품절상태였다. 노브랜드 직원이 품절된 닭꼬치 대신 ‘노브랜드 데리야끼 오븐구이 치킨’을 추천해줬다. 
두 번째 구매 상품은 이랜드리테일에서 운영하는 식품 전문 중대형 할인매장인 ‘킴스클럽’의 ‘오프라이스’ 상품이다.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오프라이스 상품 판매 1순위는 ‘오프라이스 볶음밥’이다. 1위 상품인 볶음밥을 구매하기 위해 이마트에서 상품을 구매 후 걸어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목동 ‘행복한백화점’ 내 킴스클럽을 방문했다. 볶음밥 종류가 많았는데 구매한 상품은 ‘오프라이스 간장버터 새우밥’과 ‘오프라이스 낙지 볶음밥’이다. 

노브랜드, 잡내 없이 ‘깔끔’
오프라이스, 속재료에 충실

이마트와 킴스클럽에서 산 상품들을 직접 조리해 먹어 봤다. 노브랜드 닭꼬치 대체상품으로 구매하게 됐던 데리야끼 오븐구이 치킨 맛은 노브랜드 닭꼬치와 맛이 비슷했는데, 이유는 두 상품 모두 데리야끼 소스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차이점은 닭꼬치보다는 고기가 두툼해 순살치킨의 느낌이 강한 것이다. 포장지 안에는 치킨과 함께 소스가 들어 있었다. 프라이팬에 치킨과 소스를 같이 넣고 약한 불에 30분 정도 앞뒤로 뒤집어 익혔다. 중간 중간 뚜껑을 덮어 열을 더 가해 줬다. 한쪽에는 프라이팬으로 오픈구이 치킨을 굽고 한쪽에는 오프라이스의 낙지볶음밥을 다른 프라이팬에 붓고 중간 불에 볶기 시작했다. 이미 볶음밥은 조리 된 냉동 상태였기 때문에 냉기만 제거하면 됐다. 낙지 볶음밥은 타사 상품들의 즉석냉동식품보다 재료가 알차 보였다. 밥의 양은 많지 않았지만, 쌀을 가마솥 직화 방식으로 조리해 밥알이 고슬고슬했고 낙지도 통통해 식감이 좋았다. 
오븐구이 치킨보다 낙지볶음밥이 먼저 완성돼 시식을 했다. MSG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간이 심심하다고 느낄 것 같았다. 그러나 낙지의 퀄리티에 대해서는 기자의 가족도 “다른 업체 상품보다는 품질이 괜찮은 것 같다”며 “낙지 양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유의 감칠맛이 없어 아쉽다고 평했다. 기존의 낙지볶음밥들이 대부분 ‘매콤’했기 때문에 오프라이스 낙지볶음밥은 매콤하지 않아 더욱 간이 심심하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볶음밥을 중간 정도 먹을 때 쯤 오븐구이 치킨이 노릇하게 다 익어 맛을 볼 수 있었다. 소스가 치킨에 골고루 배면서 싱겁지 않았고, 냉동이라 양념이 강할 거라 생각했으나 양념이 은은해서 맛있었다. 치킨을 한입에 넣고 오래 씹어도 닭 비린내가 나지 않아 닭이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치킨 크기도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 사이즈라 한입에 먹기도 알맞았다. 기존의 노브랜드 닭꼬치를 먹어 본 사람이라면 해당 상품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븐구이 치킨을 다 먹은 후 오프라이스 간장버터 새우밥을 조리해 시식했다. 낙지 볶음밥보다 간은 더욱 심심했으나 버터 맛은 확실하게 났다. 새우가 낙지보다는 통통하지 않아 아쉬웠지만 새우의 양은 적지 않았다. 간장버터 새우밥 역시 가마솥 직화방식으로 조리해 밥이 고슬고슬했다. 개인적으로 낙지 볶음밥이 더 괜찮았다.

왼쪽부터 편의점 CU 헤이루의 쌀떡볶이와 마늘맛 콘스낵, 세번째부터 GS25 유어스의 매콤감자스틱과 왕새우칩 

 

유어스, 원재료 맛 살려 
헤이루, 감칠맛 더해 ‘단짠단짠’  

올해 국내 편의점 점포수 1위를 차지한 CU와 그 뒤를 잇는 GS25는 편의점 업계를 이끌어가는 쌍두마차다. 편의점 업계 역시 코로나19 속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하며 날개를 달았다. 집콕족이 늘면서 어디에든 있는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더욱 많아졌다. 올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은 편의점 인기 PB 상품은 무엇인지 직접 편의점을 방문해 구매해 보고 먹어 봤다.
GS25의 PB상품 ‘유어스’ 과자 상품을 구매했다. 하나는 ‘바삭바삭 매콤감자스틱’, 하나는 블로거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왕새우칩’이었다. GS리테일 측은 왕새우칩의 경우 생새우로 만들어 담백하고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스낵이라고 설명했다. 
매콤감자스틱을 먼저 먹어봤다. 과자 이름에는 ‘매콤’이 들어갔지만 매콤하지 않았다. 달콤한 느낌이 더 강했다. 바삭한 느낌도 있어 식감은 좋았다. 감자 역시 좋은 감자를 쓴 것인지 몰라도 맛있는 감자의 맛이 강했다. 왕새우칩의 경우 가격 대비 상품은 좋았다. 왕새우칩 역시 바삭했고 식감이 좋았다. 특히 타 브랜드 상품들의 새우칩 과자들과 비교했을 때 새우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CU의 PB상품 ‘헤이루’ 과자는 ‘쌀떡볶이’와 ‘마늘맛 콘스낵’으로 구입했다. 쌀떡볶이 역시 식감이 바삭바삭해 만족했다. 또한 매콤하기까지 해 감칠맛이 났다. 평소 음식 간을 쎄게 하는 사람에게는 만족할 만한 과자였다. 매콤한데 달콤함도 있어 ‘단짠’의 느낌도 났다. 과자 안에 검은 참깨 같은 것이 박혀 있어 더욱 고소하게 느껴졌다. 마늘맛 콘스낵은 정말 마늘맛이 제대로 느껴졌다. 과자는 옥수수 스낵이라 고소했으며 옥수수 특유의 향과 맛도 느껴졌다. 하지만 마늘맛이 더 강해 옥수수 향이 묻히는 경향도 있다. 마늘맛 콘스낵은 쌀떡볶이보다는 간이 심심했지만 감칠맛은 제대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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