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책이 있다. 바로 저자 댄 바버의 ‘제3의 식탁’이다. 

책 제목 그대로 저자가 강조하는 제3의 식탁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식습관 중에 잘못된 식습관을 개선한 본연의 상태를 말한다. 제3의 식탁에 올려지는 음식은 조리하는 과정에서 영양 손실을 최대한 줄여 식재료가 가진 그대로를 섭취할 수 있는 정황을 담고 있어야 한다. 흙의 언어에 귀를 기울여 개성이 다른 토양에서 자란 식재료를 구하고, 손이 더 가는 공정 혹은 그 이상을 포함한 개념이어야 한다. 관습을 따르기보다는 재료를 공급하는 환경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맛을 조합하는 과정은 필수요소다. 저자는 제3의 식탁을 위해서 지속가능한 온업의 중요성과 이를 실천하는 농부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식탁에서는 자연이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재료를 수급해 조리과정의 다양성을 반영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짚어준다. 

보통 생선을 조리해 만든다고 가정했을 때 1차원적인 레시피는 ‘생선을 어떻게 요리하는가’를 묻는 것이다. 제2의 레시피는 생선을 잡아 요리사의 손에 재료가 들어가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표면적인 연구를 하는 과정이다. 제3의 식탁에서 다루는 레시피는 생선이 잡히기 전 바다의 상태부터 묻는다. 원재료 취득시기의 플랑크톤의 양이라든지 오염도를 따져 해산물의 풍미를 내는 기준을 정한다. 

이러한 제3의 식탁에 오르는 식재료를 찾기 위해 요리사들은 원초적인 야생의 형태를 찾게 되고 재배방식을 바꾸는 과정을 통해 우리를 먹여살리는 토양의 정제성을 강조한다. 이로써 해상과 육지의 재료들은 플랑크톤으로 건강해지고 토양은 미생물로 비옥한 상태의 중요성을 존중받을 수 있다고 여겨지게 된다.

이 책을 접한 ‘패스트푸드의 제국’ 저자 에릭 슐로저는 “댄 바버는 훌륭한 요리사이자 뛰어난 작가다. 바버는 다양성과 복잡성, 자연에 대한 존중을 토대로 한 새로운 식품 체계를 꿈꾼다. 이는 꿈을 넘어 우리가 반드시 만들어가야 할 세상이다”는 서평을 남겼다. 더불어 뉴욕타임즈에서는 “댄 바버가 개발하는 매뉴는 음식의 생산과 소비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안한다. 바버는 요리계를 선도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는 평을 남긴 바 있다. 

생각하는 요리사로 불리는 저자는 뉴욕타임즈나 구네르 등 다양한 매체에 요리와 농업 정책에 관한 의견을 수시로 내면서 먹고 마시는 일상에 대한 특별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현재 맨해튼 웨스트 빌리지에 있는 블루 힐 레스토랑과 비영리 농장 교육센터인 스톤 반스 음식농업센터 내에 위치한 블루 힐 엣 스톤 반스의 요리사다. 2009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한  저자는 여러 단체와 매체에서 ‘미국 최고의 요리사(2002, 2009),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위대한 요리사’로 알려져 있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존 로빈스의 ‘음식혁명’ ‘인생혁명’ ‘먹거리 혁명’  ‘육식의 불편한 진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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