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 미 오바마 당선자 회동 추진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발걸음이 분주하다. 당내에서 MJ계가 미약하지만 당밖 상황은 타 대선 유력후보에 뒤지지 않고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하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이명박 정부의 인맥이 적은 상황에서 정 최고위원의 위상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정 최고위원은 이미 이명박 정부 초기에 대미 특사로 미국에 파견된 바 있다.

대미 특사로 파견된 배경은 단연 대기업 CEO 출신의 정 최고위원의 이력이 한몫했다. 미국 MIT 경영대학원 석사,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관계대학원 국제정치학박사, 미 메릴랜드 대학 명예 법학사, 미 바루후대학 명예법학사, 뉴욕 바르크 대학 명예법학사, 국제축구연맹 부회장, FIFA 올림픽조직위원장 등 대외 활동 경력이 화려하다.

이로 인해 정 최고위원은 한미의원연맹 회장을 맡아 미국 의회 및 차기 미 행정부와 인맥 쌓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미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오바마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기 시작했다.

아울러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한미 FTA에 부정적인 가운데 이를 원활하게 매듭짓는 역할 역시 정 최고위원의 몫이 될 공산이 높다. 또한 한.미 FTA를 조속히 처리하고자 하는 당의 입장에서 정 최고위원은 국내에서 국회를 단도리하고 밖으로 미국을 설득하는데 주력을 다할 방침이다.

이미 당내에서 구심력 역할이 요원한 이상 당밖에서 일정한 성과를 통해 당내를 압박하겠다는 복안이다. 정 최고의 이런 정치적 환경은 현안에 대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지난 16일 정 최고는 “5년 단임 대통령제는 대통령이 초당적 정신으로 일하라는 뜻”이라며 야당까지 아우르는 탕평인사를 주문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여권 대개편’은 없다는 입장과 상이한 입장이다.

YJ계인 안효대 의원실의 한 측근은 “정 최고는 한나라당의 정권 탄생에 일조했고 앞으로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길 바라고 있다”며 “지금은 계파나 당파에 얽매이지 말고 국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총력을 다 해야 한다”고 앞으로 계속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오는 12월초 한미의원동맹 회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다”며 “대형사고를 칠 수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즉 이명박의 대통령 워싱턴 방문에서도 이뤄지지 않은 오바마 당선인과 회동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 최고가 오바마 당선인을 만나 한미 FTA를 비롯해 경제 현안을 논의한다면 그 자체로 정 최고의 위상은 급상승할 전망이다. ‘지켜봐 달라’는 정 최고 측의 말이 현실화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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