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대표적 충신그룹 ‘안국포럼’이 어수선하다.

친이계 의원들이 사분오열되고, 당내 친박계가 대세를 이뤄가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국포럼은 이 대통령이 2006년 말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개인사무실을 내면서 만든 초기 대선캠프였다. 여기서 ‘대통령 만들기’ 밑그림이 그려졌다.

이들 중 18대 국회에 입성한 인사들은 정두언, 이춘식, 백성운, 조해진, 정태근 의원 등 11명이었다. 백지상태에서 대권플랜을 만들어 정권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한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386참모들과 비교가 되기도 했다.

안국포럼 일부 멤버들은 개원이후 철학과 교수 4명으로 구성된 자문 교수단과 함께 인문학 공부모임인 ‘아레테(Arete)’를 조직해 2주에 한 번씩 공부하면서 결속과 우의를 다져왔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은 우리한테 달린 것 아니냐”며 자신감에 차있던 초기 안국포럼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 그룹의 약점으로는 구심점 없고, 대부분 초선이어서 당내 발언권이 약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은 운동권 출신의 동지적 관계였으나 안국포럼은 캠프에서 함께 활동했던 게 전부였다. 결속력이 그만큼 약하는 의미다.

이 같은 약점들이 노출된 대표적 사례는 이상득 의원과의 만찬 무산이었다. 비공개 만찬을 일부 의원이 흘려 공개되자 회동 자체가 취소됐다.

정치권에서는 친이계의 상황이 어렵게 되자, 이상득 의원, 정두언 의원을 중심으로 재결집을 노리고 있고 특히 안국포럼의 움직임을 친박계가 경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안국포럼 한 멤버는 “멤버들끼리 얼굴 보기도 힘들고, 리더가 없으며 구심점이 없다는 지적 모두 맞는 말”이라며 “친박계에서는 전혀 경계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충신그룹이라면 충신그룹인데, 노 전 대통령의 386그룹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약하다”고 토로했다.

이 멤버는 이상득 의원 회동무산과 관련, “비밀로 하기로 했는데 새질 않았느냐”며 “우리들끼리도 약속이 잘 안 지켜지며, 이런 상황을 쇄신할 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친이계의 대부 이상득 의원이 친이 소장파 의원들을 만나 현 정부의 정국 운영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정두언 의원은 당내 국민소통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친이계가 당내 구심점과 외연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친이계 의원은 “이상득 의원과 정두언 의원 간 관계가 많이 편해진 것 같다”고 말해 친이계 결속 움직임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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