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와 폭로자 국민의힘 소속…진상조사 최소한의 도리"
與 여성위 "공천시 성범죄 의혹 접수됐어야…의원직 사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인턴 성폭행 의혹을 받고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병욱 의원 자리가 비어 있다. 2021.01.08.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인턴 성폭행 의혹을 받고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병욱 의원 자리가 비어 있다. 2021.01.08.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일요서울] 더불어민주당은 8일 성폭행 의혹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병욱 의원(경북 포항 남구울릉군)에 대해 "탈당은 절대로 면죄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진상조사에 적극 착수하고 일부라도 문제가 있다면 고발 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며 "탈당은 면죄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소집했다가, 김 의원의 탈당을 이유로 취소했다. 이건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의혹 제기 내용을 보면, 현재 피해자 또는 폭로자 모두 현재 국민의힘 소속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회의가 돼야하는데 아무 것도 없이 회의를 취소한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위원장 정춘숙)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폭로된 내용도 가히 충격적이지만, 공당의 무책임한 자세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여성위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성범죄, 미투 가해자 등을 공천 부적격 기준으로 내세웠는데, 제대로 작동했다면 후보자에 의한 의혹이 접수됐어야 마땅하다"며 "국민의힘은 이제라도 사건의 진상을 파악한 후 공개하고, 국민들께 소상히 보고해야 한다. 김 의원도 책임있는 자세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여성위원회 소속인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 차원의 진상조사 개시도 전에 탈당하고, 탈당했으니 당에서는 할 것이 없다는 건 공당으로서는 도저히 취할 수 없는 너무나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의혹이 사실이면 이 사건은 보좌관이 힘없는 인턴비서를 향해 저지른 준강간에 해당하는 심각하고 명백한 권력형 성범죄"라며 "탈당했다고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저지른 성범죄에 대해 즉각 조사에 착수하고 공당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사자의 꼬리자르기 식 탈당과 구체적으로 폭로된 사건을 조사나 수사 없이 이미 허위의 사실인 것처럼 간주하고 사건을 덮어버리는 국민의힘의 태도는 결코 가볍게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심각한 권력형 성범죄 의혹을 대하는 국민의힘과 김 비대위원장의 발언 태도는 무성의, 건성, 진상조사 의지 없음, 무시 등으로 충격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최민희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 비대위원장을 비판하며 "과거 성추행 사건에는 '성범죄 발생하면 처벌밖에'라던 김 위원장은 김 의원 성폭행 의혹 질문엔 '뭘 어떻게 봐'라며 퉁명스럽게 답했다고 한다. 지금 뭐하는 거냐"고 적었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6일 김 의원이 의원 당선 전인 보좌관 시절 의원실 인턴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에 사실이 아니라며 민·형사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7일에는 기자회견을 갖고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탈당한다"며 "결백을 밝힌 후 돌아오겠다"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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