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나라, ‘백신 배포 정책’ 제동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사우스필드 지역에서 한 의료진이 주민들의 백신 2회차 접종을 준비 중이다. [뉴시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사우스필드 지역에서 한 의료진이 주민들의 백신 2회차 접종을 준비 중이다. [뉴시스]

-화이자 백신 접종 간격 연장, 면역력 지속 증명할 데이터 없어

[일요서울]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회차 투여 간격은 1회차 접종 이후 6주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전국민 1회차 접종을 마치기 위해 2회차 백신 접종 간격을 늘리는 방법을 고심 중인 몇몇 나라의 백신 배포 정책에는 제동이 걸렸다.

가디언에 따르면 WHO 면역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의 알레한드로 크라비오토 의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화이자 백신은 21∼28일 간격으로 2회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다만 1차 접종 대상자를 확대하기 위해 2회차 접종을 최대 6주(42일)까지 늦출 수 있다며 예외 권고 조항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크라비오토 의장은 “SAGE는 화이자 백신의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예외적인 상황에, 정부가 2회차 백신 접종 간격을 몇 주 늘려도 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가들이 자신의 역학적인 상황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이런 유형의 결정에서는 개방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요하힘 홈바흐 SAGE 위원은 “이렇게 긴 간격을 허용하는 건 기존의 권고안을 이행하기 힘든 국가에 제한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 각국 정부가 2회차 접종을 훨씬 더 유연하게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전적으로 인정한다”면서도 “이 같은 유형의 권고안을 뒷받침할 과학적 실험 데이터가 거의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즉 2회차 접종을 6주 이상으로 늘렸을 때 백신의 예방 효과는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앞서 영국 예방접종·면역공동위원회(JCVI)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의 2회차 접종 간격을 11~12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1회차 접종 대상자를 늘려 완벽하진 않더라도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의지다.

덴마크도 화이자 백신의 접종 간격을 최대 6주까지 늘린다. 독일도 2회차 접종 시기를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3차 임상 시험에 따르면 1회차 접종을 마친 뒤 12일 이후부터 면역성이 생긴 것을 확인했지만, 실험자 대부분은 3주 내 2회차 접종까지 마쳤다”며 “1회차 접종 이후 21일이 지나도 면역력이 지속되는지를 증명할 데이터는 없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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