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4·7 재보궐 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초조함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야 1년 뒤 치러지는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때문에 역풍 우려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위해 무공천을 규정한 당헌까지 개정한 상황이다. 그러나 선거가 다가올수록 민심 이반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민주당 내에서는 재보선 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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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표가 재보선 기획단 회의전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총선 때와 180도 달라진 민심, ‘정권심판론불어닥칠 조짐
- ‘민생·통합키워드로 승부수 던지나, ‘전국민 재난지원금카드도 만지작

더불어민주당이 그 어느 때보다 4월 재보궐 선거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민심은 민주당에서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민주당에게 압승을 안겨줬던 민심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게 차갑게 돌아서고 있다. 총선 직후 박원순·오거돈 사건이 터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 부동산 정책 후폭풍, ‘추미애-윤석열 사태등이 불거지면서 민심이 얼어붙었다.

재보선 D-3개월, 민심은 문대통령·민주당에 돌아서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4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35.1%, 부정평가는 61.2%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섰다. 국민의힘이 32.5%2.1%포인트 상승했고, 민주당은 1.1%포인트 하락한 28.6%였다.

또 한국갤럽이 지난 5~74월 재보선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3.1%포인트),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7%,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52%로 나타났다.

내일신문-디오피니언이 지난해 122930일 실시한 2022년 대선 관련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포인트) 결과에서는,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47.8%로 나타났다. 반면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6.4%에 그쳤다. 두 답변의 격차는 11.4%포인트나 됐다.

지난해 4·15 총선 직후 민심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해 4202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민주당 지지율은 52.6%였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지지율은 28.2%에 불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63.7%를 기록했고, 부정평가는 32.4%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총선 직후와 총선 후 9개월여가 흐른 지금과 민심의 토양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이 상태가 4월 재보선까지 지속된다면 대대적인 정권 심판론이 불어닥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의 위기감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민주당은 상황을 반전시켜 재보선 승리를 이룰 수 있는 비책 찾기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여권 민생’ ‘통합화두로 민심 공략 태세

이 과정에서 이낙연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띄웠지만 지지층의 반발만 불러온 상황이다. 이 대표가 제기한 사면론은 그의 대권가도용이기도 하지만 재보선 승리를 겨냥한 카드이기도 하다. 이 대표가 자신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여권의 지지율도 열세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중도층을 포섭하기 위해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사면론 카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도 15개월 가량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재보선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가 붕괴된 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레임덕 위기에 몰린 문 대통령이 중도층 공략을 위해 이 대표를 통해 사면론 공론화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면론과 맞물려 여권에서는 재보선을 앞두고 유독 통합메시지가 강조되고 있다. 여권은 지금까지 윤석열 검찰총장과 극한 대결을 벌이는 등 강성 친문 지지층만 바라보는 분열의 정치를 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재보선 승리를 위해 민생통합을 키워드로 민심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주재한 2021년 신년 인사회에서 새해는 통합의 해라며 우리가 코로나에 맞서 기울인 노력을 서로 존중해주고 더 큰 발전의 계기로 삼을 때 우리 사회는 더욱 통합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출신인 박병석 국회의장도 지난 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 2021년의 시대적 요구라며 의장 직속 자문기구로 국민통합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는 자신이 사면론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위기라는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면서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해결해가는 것에 국민의 모인 힘이 필요하다면서 국민 통합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저의 오랜 충정을 말씀을 드렸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종무식에서 “2021년에도 국민과 함께 더불어 나아갈 것이라며 방민경(방역·경제·민생)에 더욱 집중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으로의 대전환을 준비해나갈 것이라면서 민생 주력 방침을 설파했다.

위기 몰린 민주당, ‘전국민 재난지원금 카드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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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앞줄 왼쪽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4.7재보선기획단 회의에서 박광온(앞줄 왼쪽 두번째) 단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재보선 승리가 절실한 민주당은 전국민 재난지원금카드도 만지작 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전국민에게 지급됐던 1차 재난지원금 이후에는 국가 재정 상황 등을 이유로 들어 선별 지원 방침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3차 재난지원금과는 별도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편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분출하고 있다.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할 경우 4월 재보선 직전 지급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낙연 대표도 지난 4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경기진작 필요가 생기면 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급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 7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4인 가족 100만원지급 기준을 제시하며 정말 어려운 시기를 함께 건너온 국민들께 위로와 또 힘을 내시라고 희망의 위로금을 드려야 된다조금만 더 버텨 달라는 구호가 아닌, 실질적으로 도움을 드려야 하는 절실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띄우고 나선 것은 재보선 승리를 위한 현금 살포라며 공격을 가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간사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8KBS 라디오에서 이야기 꺼낸 것 자체가 국면 전환용, 지난 총선 때처럼 헬리콥터에서 돈 뿌리듯이 해야 하는가라며 보따리 장사도 아니고 정부가 살림을 살면서 정말 무책임하고 즉흥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전국민 재난지원금 카드까지 꺼내들며 재보선 승리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민심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열세일 뿐만 아니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군들의 지지율도 야권 후보들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야당이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민주당의 서울·부산시장 선거전은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

 
여당, 가장 어려운 이슈인 부동산, 검찰, 백신이슈 가닥 잡혀?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주자는 우상호 의원이 유일하다. 부산시장 선거도 김영춘 전 의원만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 내에서 재보선 경선 흥행을 위해 후보군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제3의 후보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차출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동연 카드실현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낮은 상황이다.

더케이서울선거기획단장인 김민석 의원은 지난 5일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야권 우세 추이가 지속되는 것과 관련 “(4월 재보선은)최근 몇 년간의 선거 중 가장 팍팍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가장 어려운 이슈인 부동산, 검찰, 백신 이슈 등의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팍팍한 상황은 지금 바닥을 치고 있다고 보인다면서 “2개월 이후 상황은 또 다를 것이라고 기대를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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