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 부당해고 주장...LG 계열사 고소‧불매까지

LG트윈타워 [뉴시스][사진=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 [뉴시스]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청소노동자들의 농성으로 LG트윈타워가 소란하다. 부당한 집단해고라 주장하며 계약 만료 통보에 반발하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결국 지난 6일 고용노동부 남부지청에 LG그룹 계열사 에스앤아이(S&I)와 용역계약 체결 업체 지수아이앤씨(지수INC) 등을 고소했다. 이에 S&I측은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계약 변경과 이들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이들이 수용 불가능한 요구를 해 타결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논란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져 왔지만 좀처럼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아 영하권 날씨만큼이나 차가운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LG는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 8일 지수INC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관련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LG트윈타워 [뉴시스][사진=공공운수노조]
[사진=공공운수노조]

- “회사가 공모해 노동조합 파괴하려”vs“종합적 고려, 무관한 주장”
- 특수관계인 소유 따른 일감몰아주기 논란에...LG, 전량 지분 매각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반발 농성과 기자회견은 지난해 11월30일 계약 만료 통보 시점부터 이어져 왔다. 이들은 S&I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지수INC를 통해 비정규 노동을 해왔는데, LG 측이 용역업체 변경을 빌미로 노동조합 활동을 한 것에 대한 불이익으로 해고했다고 주장한다.

“노조 와해 목적 부당행위”
고소 및 불매운동 선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그룹 계열사인 S&I와 용역계약 체결 업체인 지수INC 등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 남부지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같은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들 회사가 공모해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을 파괴하려고 했다는 혐의”라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김형규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대부분 고령인 청소노동자들이 1년에 한 번씩 재계약을 해 노조를 만들었는데, 새로 들어온 업체가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전원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노동조합 활동을 해서 그렇다는 의심이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I측은 용역계약 변경의 이유를 “트윈타워 미화에 대한 계약해지의 가장 큰 이유는 서비스 품질 저하 때문”이라며 “지난해 초부터 입주 고객사, 입주사들의 불만 제기가 이어져 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청소노동자들의 노조와해를 목적으로 한 원‧하청 공모의 부당노동행위라며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철저한 수사와 진실 규명의 주장을 펼쳐갔다. 발표 다음날 노조측은 LG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포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풀뿌리단체 등을 중심으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고용승계 촉구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고용 유지 방안 전달
노조 요구 ‘일자리 위협’


S&I와 지수INC는 앞서 지난 5일 고용노동부 남부지청이 주관한 조정회의에서 농성 중인 만 65세 미만 청소근로자 25명을 출퇴근 편의를 고려해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소요되는 약 3개월의 기간 동안에는 기존 임금의 100%를 제공하며, 만 65세 이상 노조원 4명에게는 별도의 위로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고용 유지 방안을 노조 측에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사측에 따르면 노조측이 ‘농성 중인 조합원 전체 고용을 새로 계약된 업체에서 모두 승계하고, 트윈타워에서 계속 근무할 것’을 주장해 타결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그렇게 되면 올해부터 트윈타워 청소 용역은 장애인 표준사업장과 신규 청소용역업체가 90여명을 채용해 수행 중인데, 이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속된 논란, 손 놓은 LG
지수INC 지분 전량 매각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LG는 지난 8일 대주주 특수관계인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 미화·시설관리 용역회사 지수INC의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관련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수INC는 故구자경 명예회장의 자녀인 구훤미씨와 구미정씨가 지분 전량을 소유하고 있다. 지수INC는 그동안 LG와 별개의 기업으로서 독자적인 경영활동을 해 왔다. 하지만 특수관계인 소유에 따른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일자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지분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지수INC는 사업 매각 시 현재 종업원 2900여명 전원의 고용 보장을 전제로 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빌딩 관리 회사 S&I코퍼레이션과 지수INC는 건물 미화업에 대한 일감 개방을 위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매각해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S&I는 이번 지수INC의 매각과는 별도로 현재 트윈타워에서 파업 농성 중인 청소근로자 25명에 대한 고용 유지가 보장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