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오세훈 통합 놓고 신경전에 나경원 가세 가능성
초선 의원들은 "새로운 프레임 짜야"…김웅·윤희숙 거론

국민의힘 [뉴시스]
국민의힘 [뉴시스]

 

[일요서울]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등록이 시작되는 18일을 향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일주일 남짓의 짧은 기간 동안 예비 후보들간의 물밑작업과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단연 무게감 있는 야권의 잠룡들이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이후 줄곧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중심으로, '조건부 출마' 선언을 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출마 의지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에게 후보등록 기간까지 시한을 정하고 대답을 달라며 직접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단일화를 위해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달라. 합당을 결단해주시면 더 바람직하다"고 촉구했다. 만일 안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입당하지 않는다면 직접 서울시장에 출마해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게 그의 조건이다.

안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야권 연대의 구도를 두고 당 내외에서는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오 전 시장의 '조건부 출마'에 대해서도 개인의 정치적 이득만이 목적이라는 지적과, 안 대표로부터 빠른 결단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엇갈렸다.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오신환 전 의원은 "단일화 가능성을 100% 충족함과 동시에 야권 전체의 혁신을 통한 본선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의힘과 안 대표의 통합은 당연한 전제가 돼야 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김선동 전 사무총장은 "오늘 회견은 분명, 확실한 출마 선언으로 들린다. 안철수 후보가 17일까지 입당할 가능성은 없을 이야기이기 때문"이라며 "누가 봐도 대선을 꿈꾸던 분이 서울시장에 연연하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오 전 시장이 던진 '선통합-후경선' 화두에 대한 지지 여부는 결국 어떤 방식이 후보들 각자에게 가장 유리한지 계산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후보들이 제시할 명분은 무의미하고, 최종적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하게 될 당내 여론에 해답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당내 자강론 등의 명분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서울시장 선거에서 판도를 뒤집지 못하면 그 분위기가 대선까지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안 대표에게 반전의 열쇠가 있다고 보여지면, 그쪽에 유리한 대로 해주자는 의견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 전 원내대표 또한 출마 의사가 있음을 꾸준히 피력해온 만큼 남은 한 주간 최종 결심을 굳힐지에 눈길이 쏠린다. 나 전 원내대표가 출마를 선언할 경우 야권에서의 경쟁 구도는 한층 더 복잡해진다. 결과적으로 전혀 새롭지 않은 인물군으로 흥미가 반감되는 내부 다툼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반면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인지도 싸움에 매몰돼 과거 선거들과 비슷한 모습을 답습하기보다 새로운 인물을 띄우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히 김웅·윤희숙 의원이 해당 논의의 중심에 서있다.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으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김 의원과, '나는 임차인입니다' 연설 및 최장시간 필리버스터 기록으로 화제가 된 윤 의원을 밀어주자는 기류가 초선들 사이에 형성됐다. 윤 의원은 실제로 공천관리위원에 합류 예정이었다가 초선 의원들의 설득으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선 의원은 "당에서 제시하는 인물이 신선해야 개혁의 이미지를 줄 수 있고, 그 이미지가 대선까지 간다"며 "옛날 인물들 사이의 전쟁이 아니라, 구(舊) 정치인과 신(新) 정치인의 구도로 새로운 프레임을 짜서 변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들의 마음도 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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