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지방선거 히든카드 던진다

여권이 2010년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겨냥해 ‘IJ(이인제 의원)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4·9총선과 두 차례 재보선에서 충청권을 석권한 ‘자유선진당 바람’을 막을 승부수로 거론된 것이다. 여권은 이미 촛불정국 때 ‘심대평 총리 카드’를 검토했지만 이회창 선진당 총재의 강력반대로 무산된 이후 ‘IJ 카드’를 고려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IJ의 최측근은 최근 <일요서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이 같은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탈당과 재입당을 거듭해 온 IJ가 선진당 행을 않고 현재 무소속으로 ‘나 홀로’ 행진을 하는 것도 복선을 깔고 있다.

IJ의 측근 A씨는 최근 <일요서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IJ로부터 ‘여권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일을 맡고 싶으냐?’는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A씨는 ‘노무현 정부 때 고생 많았다. 원한다면 MB정부에서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IJ가 격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02년 경선 때 IJ의 핵심 측근으로 지난해 대선 때는 MB선대위에서 활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어 “여권에서 IJ와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선진당 이회창 총재와의 물밑 접촉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면서 충청권을 겨냥한 ‘IJ카드’가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무소속 이인제, 2010년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

한나라당 관계자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방치한다면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IJ카드에 대해 들어보지는 못 했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와대가 당 안팎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여의도 연구소 부소장 입성을 강행한 실례를 들었다. ‘김현철 카드’는 부산경남(PK)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10년 지방선거에서 PK의 틈새를 노릴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이란 소문이 회자되고 있다.

그는 이어 “이회창 총재가 교섭단체 구성이 절박한 상황에서도 IJ가 아닌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를 선택한 것을 보라”면서 “이 총재에겐 IJ가 정치적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IJ가 충청권 광역단체장으로 출마할 수도 있다”면서 “민주당 일부에서 정동영 전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대권 3수생 IJ가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말란 법은 없지 않느냐”고 전망했다.

그는 “당내에 마땅한 충청권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적어도 완패를 막기 위해서 ‘IJ 카드’를 검토해 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IJ와 여권 수뇌부가 공감대를 형성하더라도 ‘경선 불복의 불명예와 DJ(김대중 전 대통령)정권 출범의 원죄’에 대한 당내 비판을 어떻게 잠재울 것이냐가 관건이다.

IJ는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위한 신한국당의 당내 경선에서 패하자 탈당하여 국민신당의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 IJ의 출마로 인해 당시 여당이던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의 표가 잠식되면서 결과적으로 DJ가 당선됐다. 그리고 1998년 국민신당은 DJ의 새정치국민회의와 합당하였고 3년의 민주당 생활을 마친 후 IJ는 다시 탈당했다.

IJ측 핵심은 “IJ의 탈당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면서도 왜 이회창 총재의 선진당 창당과 대선출마에 대해서는 관대하냐”면서 “2002년 대선 때 IJ는 이미 심정적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했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4.9총선 때 민주당이 IJ를 공천에서 배제한 것이 한나라당 입당의 명분이 될 수 있다”면서 “최근 침묵하고 있는 IJ의 행보가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나라당 이상득 전 부의장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MB-이회창 연대’가 불발로 끝난 상황에서 ‘IJ 카드’는 향후 여권의 충청권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고, 그 첫 시험대는 2010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내년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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