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새해 1월3일 실시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 여론조사 결과는 연이은 추락이었다. 문 대통령이 잘한다는 긍정적 지지율은 34.1%로 내려앉았고 부정적 평가는 61.7%로 치솟았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4.2%로 올라섰는 데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27.8%로 주저앉았다. 리얼미터가 127-11일 조사한 결과만 해도 문 대통령 지지율은 36.7% 였다. 20여 일 만에 2.5% 더 떨어진 것이다. 날이 갈수록 문 대통령 지지도는 계속 하락한다. 그의 지지도는 취임 초인 20176월엔 84% 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젠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 완성 정권”이라고 자칭하며 국민들의 촛불시위 열기를 자신의 지기기반으로 치부하려 했다. 그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서도 “촛불혁명이 있었고 제가 그 힘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라며 촛불혁명의 승계자로 부각시켰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질타하며 촛불시위에 참가한 1천700만명의 분노를 자기 정치적 기반으로 환치하려는 의도였다. 동시에 문 대통령은 감상적 감성팔이 언행으로 지지도를 끌어올리려 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사에서 “진정한 국민통합”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 “퇴근길에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겠다” 등 감동과 찬사를 자아낼 만한 대목들을 찾아내 띄웠다. 심지어 그는 2017년 추석연휴를 맞이해선 서울 톨게이트에 나가 귀성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하는 친절함도 시현했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하지 않았던 감성팔이 연출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감성팔이 수사는 말과 행동이 다른 허언이었음이 드러났다. 마치 도금(鍍金)은 시간이 지나면 벗겨지듯히 문 대통령의 허언도 시간과 함께 벗겨졌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에 바탕한 “촛불혁명”을 되뇌면서도 행동으론 낡은 좌파 이념으로 빠졌다. 그는 “국민통합” 한다면서 “적폐 청산” 명분하에 전 정권 핵심인사 보복과 기득권층에 대한 적대감 표출로 국민들을 갈라쳤다.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고 했으면서도 정권에 불리한 통계자료를 발표한 통계청장을 날렸으며 KBS 등 공영방송들을 통해 “불리한 여론”을 덮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불법·파렴치 행위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무법 작태 두둔 등을 통해 “공정”은 편파로, “정의”는 승자의 몽둥이로 변질되고 말았다.

 

그 밖에도 문 대통령은 야당을 “동반자”라면서도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18개 자리를 모두 독식, 야당을 국정운영에서 냉혹히 배제시켰다. “퇴근길에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겠다”고 했으면서도 어쩌다 꾸려진 시민과의 대화는 “퇴근길에 마주친” 시민이 아니라 사전 연출로 기획된 자리로 드러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180석을 획득한 작년 4.15 총선 민심을 착각했다. 민주당이 잘해서 유권자들이 찍어준 걸로 오판한 것이다. 총선 직후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이 민주당이 잘해서 찍었다는 응답은 22%에 불과했다. 민주당 압승은 잘해서가 아니라 유권자들의 코로나19 불안감과 재난지원금으로 전 국민에게 60-100만원을 지급키로 한 현금 퍼주기 공약 덕분이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잘해서 압승한 걸로 착각하고 오만해져 기존의 좌편향 정책 그리고 조국·추미애 두둔과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로 치달았다. 결과는 34.1% 문 대통령 지지율 폭락으로 이어졌다. 앞으로 문 정권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처 능력, 파국으로 치닫는 경제 동향, 집값 폭등, 조 바이든 미국 새 대통령과의 관계, 대북 저자세, 북핵·미사일 위협 및 도발, 등의 향방에 따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로 떨어질 수 있다. 집권세력의 뼈아픈 반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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