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뉴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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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한파가 몰아친 지난 8일 길거리에서 내복 차림으로 발견된 서울 강북구 만 4세 여아의 어머니가 딸 양육을 위해 근무시간을 줄여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연합뉴스는 친모 A씨는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 전일제 자활근로를 하며 홀로 아이를 키우기 버겁다며 관계기관에 반일제 근무로 직무를 옮길 수 있는지 문의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담당자는 A씨에게 “반일제 직무를 맡게 되면 급여가 크게 줄 뿐 아니라 일정 기간 자활센터에서 새로운 직무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안내했고, 설명을 들은 A씨는 직무를 변경할지 고민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딸을 혼자 키우는 A씨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이지만 젊고 근로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조건부 수급자’로 분류돼 일하지 않으면 수급 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

A씨는 현재 강북구의 한 자활근로기관에서 하루 8시간씩 주 5일 근무한다. 급여는 월 140만 원가량으로 하루 4시간만 일하는 반일제 근무로 전환하면 급여는 절반 수준이 된다.

생계비 감소가 우려됨에도 A씨가 반일 근무로 전환하기 위해 문의한 것은 직접 아이를 돌볼 시간을 늘려보기 위한 것이다.

이영 양육비해결모임 대표는 “생계를 챙기려면 아이가 방치되고, 아이를 챙기려면 생계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여러 고민이 있을 것”이라며 “어머니가 조금 더 힘들더라도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자 그런 문의를 한 것이 아닐까 싶다. 혼자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처지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매체에 말했다.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진 지난 8일 오후 A씨 딸 B양은 대소변에 젖은 내복 차림으로 집 밖을 서성이다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B양은 당일 아침 A씨가 출근한 뒤 9시간가량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집에 혼자 있었으며 잠시 밖에 나왔다가 문이 잠겨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A씨는 아동복지법상 유기·방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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