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무소속 김병욱 의원이 사면초가 신세에 처했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서 김 의원이 국회 보좌관 시절인 201810월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른 의원실 인턴 비서 A씨를 성폭행했다는 목격담을 제보받았다며 김병욱, 성폭행 의혹을 방송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으나 정치권 안팎으로 파문이 확산됐고, 그는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국민의힘을 자진 탈당했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로 지목된 A씨는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하면서 가세연이 코너에 몰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가세연은 경찰검찰 조사 과정에서 증거자료를 모두 공개하겠다며 치열한 진실공방전을 예고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 뉴시스
김병욱 의원, 뉴시스

- 가세연 “20181015, 김병욱 의원 인턴비서 성폭행폭로
- 피해자 불미스러운 일 없었다김병욱 가세연, 응당한 대가 치르게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지난 6일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김병욱 의원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가세연은 충격단독’ '김병욱 여비서 강간'이라는 제목으로 김 의원이 지난 201810월 바른미래당 이학재 의원 보좌관 시절 자유한국당 한 의원실 인턴 비서 A씨를 강간했다고 주장했다.

가세연, 무소속 김병욱 의원, 인턴비서 성폭행 의혹 제기

가세연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181015일 경북도청 국정감사를 앞두고 목격자로 지목된 바른미래당 의원실 이모 비서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김모 인턴비서와 안동에 유치한 뉴욕야시장에서 술을 마셨다고 했다. 그런데 김 의원이 여성들에게 숙소의 방이 어디냐고 물었고, 두 여성은 업무상 필요해서 방 호수를 알렸다고 한다.

가세연은 또 안동 한 호텔에서 쉬고 있는데 여성들이 있는 방에 김 의원이 방문했고, 여성 둘이 있는 방에서 잠을 청했다김 의원과 함께 쓰는 보좌관이 밤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한다는 핑계를 댔다고 주장했다.

가세연은 두 여성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라고 말하고, 두 여성은 한 침대에서 눕고 나머지 침대는 김 의원이 사용했다이후 김 의원이 샤워 후 속옷도 안 입고 가운만 걸친 채 여성들이 누워있는 침대에 누웠다고 했다.

가세연은 아울러 당황스러운 이 비서는 다른 침대로 이동해 잠을 청했으나 인턴비서와 함께 이동하지 못한 것이 지금도 후회 중이라면서 잠을 자던 중 김 의원이 인턴비서를 강간하고 있었다. 깜짝 놀라 이 비서는 냉장고 문을 세게 열고 닫으며 자신이 깨어있다는 신호를 줬는데 김 의원은 강간을 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세연은 이모씨는 사건 이후 김 의원에게 문자 등으로 여러차례 항의했다. 특히 4.15 총선 당일엔 이제 의원님이시네요. 미리 축하드려요. 그런데 보좌관님이 성폭행한 그 인턴비서에게 사과는 하셨나요?’라는 문자까지 보냈다며 카톡 내용을 공개했다.

지라시 작성 배후 놓고 가세연 vs 김병욱 진실공방

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 뉴시스
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 뉴시스

후폭풍은 거셌다. 가세연이 폭로한 내용은 김병욱, 성폭행 의혹당시 상황이 구체적이어서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던 것이다. 가세연 방송이 나간 이후 국회 안팎에서는 가세연이 지목한 목격자 이 비서와 피해자 김 인턴비서가 누구냐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로 지목된 인사가 근무하는 의원실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특히 하나의 정보지(지라시)도 논란이 됐다. 가세연 방송 후 의혹이 일어난 당시 피감기관인 경북도청에서 보좌진들이 머무는 호텔 각방에 술과 안주를 미리 넣어뒀고, 김 의원은 여당 민주당 보좌관과 한방에 배정되어 서먹한 분위기였으며, 그래서 같은 야당 여자 비서 2명과 뒤풀이 겸 술을 한잔하자고 이야기가 됐다는 내용의 지라시가 나돌았다.

술을 마신 후 김 의원이 먼저 취했고, 어떤 신체접촉도 없었다는 게 주된 골자다. 이 같은 지라시에 대해 가세연에서는 김 의원 측에서 작성했다고 지목했다. 김 의원 측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지라시가 나돈 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일부 의원들도 김병욱, 성폭행 의혹사건으로 인해 불똥이 튀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했다는 후문이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은 성폭행 의혹 자체가 사실무근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성폭행을 한 적이 없다가세연에 대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그런 일을 희희덕대고 낄낄대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한 인간의 인격과 존엄을 무참히 짓밟고 생명마저 위태롭게 만드는 가로세로연구소는 사회의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가세연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믿고 기다려주시면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진실을 밝히고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가세연의 폭로로 여론이 심상치 않자 긴급비상대책회의를 소집했다. 김 의원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사태 파악에 나선 것이지만, 김 의원이 탈당을 결심해 회의는 취소됐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지난해 김병욱 성폭행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상 파악에 나선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 한 인사가 김 의원을 불러 사실 여부를 파악했던 것이다. 당시 김 의원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지목된 여성, 허위사실, 가세연, 어떤 증거물 내놓나?

이런 와중에 김병욱, 성폭행 의혹이 새국면을 맞았다. 김 의원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지목된 여성이 일체의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다고 밝힌 것이다. 해당 여성은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를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최근 김 의원과 관련된 폭로에서 피해자로 지목된 당사자라며 우선 해당 의원과는 일체의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음을 밝히는 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사자의 의사는 물론 사실관계조차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저의 입장을 생각해주시라더 이상의 억측은 자제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피해를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피해자란 표현은 삼가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목격자로 지목된 여성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가세연이 제보의 출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데다 목격담을 전해들은 제3자의 제보를 근거로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피해자도 없는일방적인 성폭행 주장을 한 것은 아닌가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가세연이 향후 경찰검찰 조사에서 어떤 증거물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김병욱 성폭행 의혹을 통해 반전의 기회로 활용하려던 민주당으로서는 피해자로 지목된 여성이 성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반면 민주당은 석연치 않다며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피해자로 지목된 당사자가 낸 입장에 대해 존중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폭로 후) 일주일이 지나서야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고 하는 것인지, 가해를 하지 않았는데 김 의원은 왜 탈당까지 했는지에 언뜻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세연은 왜 그런 폭로를 했는지, 그 근거가 된 목격자는 어떤 증거를 제시했는지 등을 유심히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목격자로 알려진 L 전 비서에게 사실 여부를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나 문자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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