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친환경 증대에 앞장… 5년간 100조 투자”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에서도 ‘ESG 경영’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ESG’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ESG 경영은 단순 매출에만 집중하는 기업보다 환경보호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과거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효율을 가장 우선시했고, 투자자들은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 구조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에 뛰어들고 있다. 이미 선진국들은 ESG를 기업평가의 척도로 삼아 투자 여부를 결정하면서 전 세계는 ESG 경영이 필수인 시대를 맞게 됐다. 일요서울은 ESG 경영 가속화와 함께 적극적으로 책임경영에 나선 기업들을 살펴봤다.

2030년까지 7조6000억 투자… 온실가스 배출량 26% 감축 계획

자체 개발 차량부품 재질 분석 시스템‧자원순환형 재활용 체계 구축

현대차는 기업의 미래를 위한 방향으로 ‘친환경’을 선택했다. 머지않아 내연기관 자동차들의 자취가 감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친환경 증대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 경쟁력을 끌어올려 자동차 생산 과정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등 사업 개편에 나선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신년회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그룹 총투자를 연간 20조 원 규모로 크게 확대, 향후 5년간 총 100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040년에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내연기관차를 아예 판매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기후 변화 대응

이와 함께 수소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한 실행 전략에도 돌입했다. 현대차는 2022년 미국에서 수소 트랙터 사용화에 나서고 중국 현지에서 중형 수소트럭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2030년까지 7조6000억 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 연간 50만 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연 70만 기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6%(2017년 대비) 감축하기로 했다. 2021년까지는 울산공장 내 27㎿ 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를 조성해 에너지 자급화 노력에 힘쓴다.

현대차는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인 ‘HTWO’를 선보이기도 했다. HTWO는 수소를 뜻하는 분자식(H2)이자 수소(Hydrogen)와 인류(Humanity)라는 수소연료전지 사업 두 개의 큰 축을 표현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단순한 에너지 차원을 넘어 인류에게 유의미한 가치를 제공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HTWO 브랜드 론칭을 계기로 현대차는 국내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 중국 등 4개 거점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한국판 뉴딜 국민 보고대회’에서 “연료전지 시스템은 선박, 열차. 도심형 항공기, 빌딩, 발전소 등 일상의 모든 영역과 군사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자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TWO 출시 후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사업 성과 결실을 맺었다. 지난 5일 중국에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을 설립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정부는 최근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열어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 수출을 승인했다. 앞서 현대차는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를 짓기 위해 지난해 산업부에 기술수출 승인 신청한 바 있다. 올해 안으로 공장 신설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타는 차’
단계별 예방‧점검 활동 강화

현대차는 2040년까지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모든 제품을 수소차와 전기차로 채울 예정이다. 전기차의 경우 올해 ‘아이오닉5’를 출시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을 본격 확대하고, 전 제품에 전동화도 추진해 2040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8~1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전기차와 파생 전기차를 포함해 2025년까지 12개 이상 모델을 선보여 연 56만 대 전기차를 판매한다.

현대차는 소비자들이 유해물질로부터 안심하고 탈 수 있는 차량을 만들기 위해 제품 개발부터 양산까지 단계별로 점검 활동을 강화해 예방 활동을 철저히 하고 있다. 또한 자체 개발한 ‘차량부품 재질분석 시스템(MAMS)’을 이용해 부품별 화학물질 데이터를 관리 중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자원순환형 재활용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에 사용되는 수많은 부품을 재활용하고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것으로 친환경적인 폐자동차 처리, 재활용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폐자동차에서 회수한 재활용 부품을 친환경 재활용 공정을 통해 신차 양산에 적용했다.

한편 지난 12일 현대차와 기아자동차가 발행 목적이 아닌 친환경 관련 투자로 제한된 채권인 ‘그린본드’ 발행을 통해 최대 1조 원가량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조만간 주관사 선정 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채권 발행을 준비한다. 현대‧기아차가 ESG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린본드를 발행해 마련한 자금을 수소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관련 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 기술 개발과 생산이 수직 계열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들도 ESG 채권 발행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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