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4차 회의 [뉴시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4차 회의 [뉴시스]

 

[일요서울] 북한 주민들이 2021년도 달력을 아직 보급받지 못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가 18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 당국이 주민에게 신년 달력을 공급하지 못한 것은 북한 역사상 처음 있는 현상이라고도 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지난 15일 RFA에 "올해처럼 신년 달력도 없이 새해를 맞이한 적은 없었다"면서 "해마다 11월말부터 12월말 사이에 다음해 달력보급이 끝났는데 올해는 아직도 보급이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보름이 지났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은 달력도 없이 1월을 보내고 있다"면서 "해마다 국가에서 공급하는 달력은 12개월이 한꺼번에 인쇄된 한 장짜리 달력을 매 가구마다 보급해왔는데 올해에는 그런 달력마저 보장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했다.

또 "국가가 지난해 일반 주민에게 보급한 2020년 달력은 각 기관과 단체, 공장 기업소, 동사무소를 통해 (2019년 12월) 공급했다"면서 "12개월을 한 장에 담은 일반 주민용 달력을 북한 돈 2000~3000원을 받고 공급했으나 올해는 그것마저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반면 고급 아트지에 풍경화와 특별 사진으로 제작한 12장짜리 화보달력은 개당 북한 돈 1만~3만원에 보급되었다”면서 "이런 달력은 주로 도, 시, 군의 주요 기관과 특급기업소 간부용으로 보급됐다"고 했다.

소식통은 "올해는 아직 달력이 보급되지 않아 주민의 불만이 높다"면서 "주요 정부기관과 특별공급 대상에게만 최소한의 수량을 보급하고는 일반 주민에게는 조금만 더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7일 "새해가 시작되면 의례 집집마다 있어야 할 2021년 달력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면서 "공화국이 창건된 이래 1월중순까지 달력보급이 미진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요즘 8차 노동당대회 결정을 철저히 관철하자는 군중집회가 조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집회장에 모인 주민들은 달력하나도 인쇄하지 못하면서 무슨 수로 사회주의 경제강국을 일으켜 세우겠냐며 비아냥거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국경봉쇄로 중국에서 달력을 인쇄할 종이를 수입하지 못해 달력보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주민들은 8차당대회용 출판물 이나 각종 선전물을 인쇄할 수 있는 여력이면 새해 달력정도는 쉽게 보급할 수 있지 않겠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기 어려운 적도 많았지만 달력 한 장 없이 새해를 맞이하기는 처음"이라면서 "사소한 것 같지만 이런 사실만 놓고 봐도 당국에서 강조하는 자력갱생을 기반으로 한 인민경제발전 5개년전략수행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구호인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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