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패배 승복 거부와 폭동 선동은 끝내 트럼프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난입과 경찰을 포함한 5명의 사망자를 냈다. 전 세계 의회민주주의의 상징인 미국 의사당이 폭도들에 의해 짓밟혔다.

워싱턴 의사당은 경찰과 난동자들 간의 충돌로 비명 소리, 최루탄 연기, 불꽃 튀는 총성 속에 4시간 가까이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의 해방구로 떨어졌다. 미국이 1789년 세계 최초의 3권분립 공화국으로 탄생한 후 벌어진 초유의 의사당 난동이다.

미국 시간 1월6일 시위대의 폭동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선동되었다. 이 날 미국 상원과 하원 합동회의는 오후 1시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당선인을 최종적으로 확정 선포하기 위해 개최키로 되었다. 그러나 오전 11시 백악관 인근에선 바이든 당선 무효를 외치는 수천명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시위 단상에 올라가 “대선 불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의회로 행진할 것이다.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의회난입을 선동했다. 흥분한 시위대는 의회로 몰려가 경찰 저지선을 뚫고 창문을 부수며 쳐들어갔다.

트럼프는 난동이 격화되자 뒤늦게 “사랑과 평화를 가지고 귀가하라”면서도 폭도들을 “위대한 애국자들”이라고 찬양했다. 폭동을 진압해야 할 대통령이 거꾸로 선동한 것이다. 반란죄에 해당한다.

언론과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를 향해 “반역” “쿠테타” “탄핵” 등을 주장했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폭력’이라고 규탄했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나를 화나고 슬프게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트럼프 지배하의 공화당 주류도 단호히 비난하고 나섰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내부 테러”라고 규정했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런 식으로 대통령과의 관계가 끝나는 게 싫지만 할 만큼 했다”며 결별을 선언했다.

또 다른 최측근인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폭력행위는 절대 안 된다”며 “오늘 밤 2020년 대선 승자를 확정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트럼프에 의해 발탁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6 폭동을 묵인하거나 두둔하지 않고 반대했다. 그는 “폭동은 절대 이기지 못한다. 민주주의가 회복하는 것을 다시 보게 될 것”이라며 난동으로 중단 되었던 상·하 양원합동회의를 밤 8시 다시 열었다.

그리고 그는 이 합동회의 의장으로서 단상 토론을 거쳐 다음 날 새벽 3시41분 바이든 당선을 최종 확정 선포했다. 펜스의 말대로 미국 “민주주의가 회복”된 것이다.

트럼프의 의사당 난입 선동에 대한 공화당 주류의 트럼프 성토를 접하며 우리나라 더불어민주당 주류의 문재인 대통령 맹종을 겹쳐보게 된다. 트럼프가 난동자들을 “위대한 애국자들”이라고 옹호했지만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테러” “폭동”이라며 트럼프의 탄핵을 요구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탈법·파렴치로 지탄받는 조국 전 법무장관과 “무법장관 추미애” 두둔에 쓴소리 한마디 못하고 도리어 맹종할 따름이었다. 더 나아가 민주당은 집권세력 비리 조사에 성역 없이 나선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문 대통령 심기에 맞춰 “탄핵하라” “사퇴시켜라”며 한 술 더 떴다. 이런 맹종적인 집권여당 지배 하에선 미국 같은 법치와 민주주의 역행 견제는 기대하기 어렵다.

트럼프의 의회난입 선동은 미국 자유민주 역사에 수치로 기록된다. 그러면서도 이 난동 속에서 공화당 의원들 일부가 취한 트럼프 탄핵 요구는 태평양 건너 대한민국의 맹종적인 집권여당에 값진 교훈을 던진다. 대통령이 민주 법치를 벗어날 땐 집권여당 일지라도 자유민주 수호를 위해 미국 공화당처럼 “테러” “탄핵” 외치며 의연히 맞설 수 있어야 한다는 교훈,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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