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잘 만든 콘텐츠로 창업 1년 만에 120억 투자 유치, 설립 2년도 안 돼 500만 명이 다녀간 한국의 스타트업이 있다. 준비물까지 챙겨주는 온라인 강의 업체 ‘클래스 101’이 바로 그곳이다.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유튜브가 건재한 데도, 왜 사람들은 클래스101에서 돈을 내고, 인터넷으로 수강하는 것일까. 

 수강생이 충분히 돈 지불할 만큼 가치 있는 콘텐츠 제작
 빅5로 꼽히는 크리에이터 ‘3개월에 1억 원 이상 수입 올려’


고지연 클래스101 대표는 전문가의 역량이 ‘바로 내 것이 될 수 있는 텐츠’를 만들어냈다고 자부한다. 그는 텐츠를 즐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유튜브로 가겠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강의가 있다면 이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 확신했다. 사업을 시작할 때 한 가지 전제가 있었다. 어떤 강의라도 ‘돈이 될 만한 클래스’만 만든다는 것이다. 클래스 101 영상 강의 퀄리티도 분명 최고 수준이다. 잘 만든 텐츠를 팔겠다는 것이 아니라 수강생이 충분히 돈을 지불할 만큼 가치 있는 텐츠를 만들어, 강의하는 사람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취미생활 강의에서 다양한 인강 콘텐츠 제작

처음 클래스101은 취미 생활 강의에 집중했다. 그림 그리기나 공예, 손바느질, 자수, 요리 등 적적한 일상을 재미나게 채워 줄 텐츠를 만들어 시연했다. 하지만 3년이 채 되지 않은 지금 클래스101은 ‘머니, 커리어, 키즈, 시그니처, 리브레’로 영역을 확장했고, 그 어느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다양한 인강 텐츠를 만들었다. 

강의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디테일하다. 그저 보고 끝나는 정도가 아니라, 수강생을 위해 그 수업에 맞는 준비물까지 챙겨준다. 드로잉 강좌는 물감과 붓, 종이까지 세트로 판매하고, 뜨개질 강의는 실과 바늘까지 보내준다.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직접 내 손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소장할 수 있다는 것이 클래스101의 최대 강점이 아닐까. 

클래스101이 밝힌 2019년 말 기준 방문자 수는 약 500여만 명이다. 또한 지금까지 누적 정산액만 하더라도 70억 원이 넘어섰으며, 여전히 가파른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유저의 70% 이상은 2030 밀레니얼 세대, 클래스101이 자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강생의 97% 이상이 텐츠에 만족했다 하니,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높은 만족도가 나올 수 있는 배경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강의 수요자를 찾은 후, 그들의 핵심 니즈를 텐츠에 잘 반영하는 데에 있다. 클래스101은 클래스를 개설하기 일주일 동안 사이트 내에서 자체 수요 조사를 벌이는데, ‘좋아요’로 표시되는 응원 수와 여러 정보를 조합해 개설 여부를 결정한다. 강의 개설이 확정되면 담당 전문 MD가 프로젝트에 합류해, 강의자와 세부 기획 방향 및 텐츠 촬영 방식을 결정한다. 보통 한 클래스 당 50여 개의 영상을 찍게 되는데, 수준 높은 텐츠 작업을 위해 전문 영상팀과 공동 작업을 진행한다. 

분명한 것은 클래스101의 텐츠는 어디에서도 흔히 만날 수 없는 것이다. 고객이 돈을 지불할 때는 내가 쓴 돈의 가치보다 그 이상 효과가 있다고 믿는 때이거나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없는 텐츠라는 생각이 들 때일 것이다. 

연예인 홍석천은 ‘실패를 줄이는 MY 외식업 스토리’를 개설했고, 마술사 최현우는 ‘지금 이 순간 마법 같은 영상’ 클래스를 만들어 ‘마술’을 알려주고 있다. 양치승의 지옥 헬스 PT나 전 국회의원이었던 표창원의 ‘프로파일링 클래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마케팅 관련 텐츠도 눈에 띈다. ‘새로 만든 블로그로 두 달 만에 1만 명을 돌파’했다는 블로그마케팅 클래스는 ‘돈이 되는 블로그 운영법 120개의 팁’을 전수해 준다고 한다. 

눈에 띄는 여러 텐츠들이 보는 재미를 쏠쏠하게 만들지만, 클래식101만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텐츠는 바로 이런 것들이다. ‘위시유와 함께 부드러움 가득 담아 그리는 꽃한송이 수채화’라는 클래스에서 알 수 있듯, 텐츠는 디테일하고 따라하기만 해도 ‘예술’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준다. 클래스의 세부 내용을 보면, ‘여리여리한 그림을 만드는 물농도와 조색법’, ‘향기 가득 담아 그리는 프리지아’처럼 직접 하나하나 디테일한 교육 커리큘럼을 선보인다. 

직원 반말을 사용하는 수평 구조, 기업 문화도 독특

클래스101은 독특한 기업 문화로 유명한 스타트업이기도 하다. 빠르고 유연한 의사 소통을 위해 서로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개인 사생활을 비롯 서로의 이름조차 알려 하지 않지만, 반면 업무는 정확하고 스피디하게 처리된다고 한다. 작은 성공을 공유하는 ‘메이드잇’이라는 공간과 업무상 실수를 공유하는 ‘대나무숲’이 있는데, 성공이든 실수든 업무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모습이 독특하기도 하다. ‘대나무숲’은 리더 그룹들도 서슴없이 자신의 실수를 공유한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클래스101의 101은 미국 대학에서 기초나 입문 과정에 들어설 때 붙는 코드라고 한다. 지금은 약 1천 개가 넘는 양질의 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클래스101이지만 이제 여러 텐츠가 B2C를 넘어 B2B로 확대되고 있다. UNIST는 클래스101의 텐츠를 비교과 과정 일부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미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키즈 텐츠도 오픈했다. 앞으로는 기업 및 공교육 영역은 물론 해외까지 확장될 것이라 하니,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잘 만들어진 텐츠는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 받게 될 것이다. ‘주 52시간, 워라밸, 소확행’을 꿈꾸는 밀레니얼 세대는 계속 자기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텐츠만 뒷받침된다면 5년, 10년 후 클래스101의 미래는 더 밝아질 것 같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명성을 떨치는 ‘최고의 텐츠 대학’이 될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조심히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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