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교수 [사진=정재호 기자]
김근식 교수 [사진=정재호 기자]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야권진영에서 정부·여당의 저격수로 활약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오는 4월 서울시장 재보선 출마를 선언했다. 평소 그가 정부·여당을 비판하기 위해 올린 글들은 많은 언론에 기사화됐다. 국민들에게 저격수 이전에 북한 전문가로도 잘 알려진 그가 왜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했는지 궁금했다. 일요서울은 지난 20일 김 교수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文, 북한에 ‘스토커’식으로 비굴한 평화 구걸”

- 서울시장 재보선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 우리 당에서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이 있다. 능력 있고 좋으신 분들이지만 후보로 확정됐을 때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겠나? 오세훈 후보는 과거 프레임에 갇혀있고 나경원 후보는 확장성이 부족하다. 아마도 민주당 측에선 두 후보 중 누구라도 최종후보로 결정되면 쉬운 선거라고 생각할거다. 결국 뻔한 경선 결과론 패배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이 대역전과 흥행의 감동드라마를 만들어 치고 올라오지 않으면 승리가 어렵다고 본다. 그런 맥락에서 제가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출마를 권유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 지난해 10월경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출마를 건의했다. 김 위원장도 새로운 인물이 바람을 일으켜 야권의 경선과정에서 감동과 흥행을 만들어야 재보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저도 이런 김 위원장의 문제의식에 공감했고 지난해 12월에 출마를 결심한 것이다. 

- 국민의힘에선 오세훈, 나경원 두 분이 서울시장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한 김 교수의 대책과 전략은. 
▲ 오는 28일 1차 관문을 통과하면 4명의 후보가 본격적인 경쟁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것이다. 저는 정책과 토론에 강하다. 본격적인 무대에 오르면 제가 가진 경쟁력이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야권은 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이에 대한 의견은. 
▲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하는 것엔 공감한다. 그러나 더 이상 단일화 문제로 야권이 서로 상처 주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가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파이를 키워서 적절한 시기에 멋진 단일화를 이루면 되지 않나? 안 대표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입당을 거부하며 했던 말이 ‘혁신 경쟁을 통해 야권 전체의 파이를 키우자’는 것이었다. 안 대표에게 제가 해드리고 싶은 충고다. 

- 서울 재보선 판세는 어떻게 전망하나. 
▲ 이번 선거가 민주당 소속의 시장들의 귀책사유로 이루어지는 만큼 여권에 부정적 여론이 강하다. 그러나 집권당인 민주당은 이번 선거가 내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기려 할 것이다. 쉽지 않은 선거이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야권은 새로운 인물과 감동과 흥행의 대역전 드라마 경선으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 서울시장 재보선 핵심 쟁점 중 하나가 부동산이다. 이에 관한 공약은.
▲ 제가 발표한 부동산 공약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서울교대 부지에 청년희망밸리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다. 서울교대를 은평구에 있는 혁신파크로 옮기고 교대 부지를 청년들을 위한 스타트업 오피스와 아파트를 건설해 실리콘밸리같이 분양해주는 계획이다. 그래서 청년들 창업의 메카로 만들어 직장과 주거일체형 단지를 만들어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 둘째, 노들섬에 아파트를 건설해 서울의 맨해튼으로 만들겠다. 

- TBS 교통방송에 편성되는 서울시 예산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하셨다. 김어준씨는 언론탄압이라는데.  
▲ 특정 방송인을 쫓아내는 건 언론탄압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래서 저는 서울시가 사장임명권이나 예산지원에 있어 교통방송을 독립시켜야 한다고 본다. 완전히 독립시키는 거다. 왜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그들을 지원하나? 교통방송의 시대적 소명도 다하지 않았나 생각되는데 이제 다른 방송들과 공정하게 경쟁해서 시청자들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 최근 전직 대통령 사면논란이 있었다. 입장은.
▲ 대통령에게 사면권을 준 민주주의에 취지를 생각해야한다. 여당 인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용서하려면 사과 받아야한다?’ 이런 측면이 아니다. 사면권은 사법적 영역이 아니고 정치적 영역이다. ‘조건 없는 용서’를 해서 국가통합과 정치적 화해를 하라는 것이다. 조건을 걸고 하는게 아니다. 여당이 김대중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하는데 김 대통령 재임 당시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던 전두환 전 대통령을 제일 먼저 나서 사면했다. 

- 문재인 정부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 첫째, 관념적 진보의 틀에 갇혀있는 것이다. 아직도 문 정부의 주축인 운동권 세력은 평등, 민족, 계급, 해방 그런 틀에 갇혀서 지낸다. 동굴에서 벗어나질 못 한다. 둘째, 무능하다. 관념적 틀에 갇혀 있다 보니 현실의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다. 그러니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는 것이다. 셋째, 뻔뻔하다. 자신들은 누구보다 기득권을 가지고 특권층에 있으면서 적폐 운운한다. 그리고 반성도 하지 않는다. 

- 김 교수는 북한 문제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얼마 전 ‘대북전단금지법’ 통과에 이어 ‘북한인권법’ 폐지를 계획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 관념적 진보의 틀에 갇힌 세력들의 구닥다리 생각 중 하나가 ‘비겁한 평화’다.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 세습독재정권과 잘 지내려는 목적으로 비겁한 평화를 외치고 있다. 운동권 진보세력은 전두환 독재에 맞서 싸워 민주화를 부르짖었다면 김정은 정권을 어떻게 무너트릴까를 고민해야 하는데 완전히 모순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북한은 김정은 이후 남한에 관심 없다. 그들은 두 개의 조선으로 살며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기 원한다. 이미 문 정부는 북한으로부터 무시당하고 있음에도 ‘스토커’식으로 북한에 비굴한 평화를 구걸하고 있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오는 4월7일 치러지는 서울·부산 재보선은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다. 저는 그 밑받침을 위한 서울시장이 되겠다. 서울시장을 대권이나 정치적 발판으로 삼는 시장이 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와 시민의 문제를 적극 나서서 해결하는 시장이자 문재인 정부의 부당한 정책에 당당히 맞서 싸우는 해결사, 검투사 시장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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