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선동으로 미국을 둘로 갈라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20일 단임으로 쓸쓸히 물러났다. 그러나 그의 극렬 지지자들의 1월6일 미국 의사당 난입폭동은 우리나라 ‘문빠’에 대한 경계심을 증폭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문빠’도 트럼프 지지 세력처럼 날뛸 때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몰고 온다는 경고이다. ‘문빠’는 열성적인 지지 팬을 뜻하는 ‘빠(빠순이·빠돌이)’와 문재인의 ‘문’ 합성어이다. 그들을 ‘대깨문’이라고도 한다.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란 압축어이다.

1.6 워싱턴 의사당 난입에는 2017년부터 출현하기 시작한 ‘큐어논(Qanon)’ 조직을 비롯한 극우단체들이 앞장섰다. 큐어논은 ‘딥 스테이트(DEEP STATE)‘ 비밀조직이 미국과 세계 통치권을 장악하였고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부정 사기였다며 음모론을 제기한다.

큐어논 회원이 포함된 트럼프 지지 세력은 작년 11월 대선이 부정 사기였다며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거부했다. 그들은 “우리는 국회로 행진할 것이다.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대로 의회로 난입, 난동을 벌였고 경찰을 포함 5명의 사망자를 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바이든의 당선을 상·하양원합동회의에서 인준해 준 공화당 의원들에게 쫓아다니며 폭언을 퍼부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공화당 소속 상원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이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여객기 탑승구에 들어서자 트럼프 지지자들이 몰려와 “반역자”라고 소리쳤다.

2012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미트 롬니 상원의원도 유타 주 솔트레이크 공황 대합실과 기내에서 “구역질 나는 인간” ”배신자“라고 내뱉는 험한 욕설을 들어야 했다.

저 같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과 폭언은 우리나라 문빠·대깨문들의 극단적인 언행을 연상치 않을 수 없게 한다. 문빠는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위해 경쟁후보들에게 욕설 문자 폭탄을 날리면서 등장했다.

문빠를 비롯한 문재인 지지자들은 2019년 9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수만 명의 군중을 동원해 ‘조국 수호 검찰개혁 촛불 문화제’를 벌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불법·파렴치 조사를 중단키 위한 군중 동원 협박 시위였다.

여기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조국은 무죄” “윤석열 총장 내려오라” 등 외쳤다. 문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은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언급하자 공격했다. “이낙연은 민주당 대표를 사퇴하고 정계 은퇴하라” “국민의힘으로 가라”며 폭언했다.

또 정세균 총리가 정부의 공공의대 설립에 반발하며 의사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했던 학생들에게 재시험 기회를 주기로 하자, 문빠들은 “정 총리가 적폐들과 공생하려 한다“며 “사퇴하라”고 극언했다.

문빠도 큐어논 극렬 지지자들처럼 극단으로 치닫는다는 공통점을 들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그들의 공격적인 작태에 대해 “양념”이라고 했고 이낙연 대표는 “당의 에너지원”이라고 추켜세웠다. 국민들간에 증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극단적인 외마디 소리는 격려치 말고 배격되어야 한다.

큐어논과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이 의사당 폭동으로 법치와 민주주의를 짓밟았듯이 문빠들도 증오와 갈등을 선동하면서 법치·민주주의를 훼손한다. 트럼프 극단 지지자들의 의회 난동은 무차별 극언을 일삼는 문재인 극렬 지지자들도 난동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경고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문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미국의 1.6 의회난동을 거울삼아 문빠를 “양념”이나 “당의 에너지원”으로 추켜세우며 증오와 갈라치기를 조장하지 말고 억제시켜야 한다. 극렬분자는 언제든지 극렬행동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데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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