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리조트, 정상화 주도 예측...일각에선 사촌간 대립설 주목

[금호석유화학 홈페이지]
[금호석유화학 홈페이지]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금호석유화학그룹이 금호리조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딸 박주형 상무의 주목도도 커지고 있다.

그룹 돈줄을 쥔 ‘금고지기’를 맡고 있는 박 상무가 금호리조트 정상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 

다만 지금까지는 특수관계인으로 묶여있던 박철완 상무가 최근 공시를 통해 관계에 선을 긋고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의 서막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월27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채권단은 최근 금호석유화학을 금호리조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본입찰에서 금호리조트의 부채를 제외한 지분가치에 대해 원매자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인 2000억 원 후반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응찰자 대부분이 2000억 원 안팎을 제시하고 일부는 1800억원대 후반을 쓴 곳도 있는만큼 상당한 금액을 제시한 셈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채권단은 이른 시일내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매각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경기 용인시 소재 아시아나CC를 비롯해 제주·경남 통영·전남 화순·강원 속초 등의 콘도미니엄 4곳, 아산 스파비스 등 워터파크 3곳,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포인트 호텔&골프리조트 등이다.

박 회장의 골프장 인수 의지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박 회장은 2014년 김포공항 인근 27홀 퍼블릭 골프장 사업권 입찰에 참여했지만, 성사시키지 못했다. 2016년에도 파주CC 본입찰에 나섰지만, 가격 협상에 실패하며 본계약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였던 금호타이어에 이어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박 회장이 이번 인수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룹 ‘금고지기’를 맡고 있는 딸 박주형 상무에게 금호리조트 정상화를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만큼 그의 활약을 기대하는 움직임도 많다. 

1980년생인 박 상무는 2015년 금호석화 구매·자금담당 임원으로 입사했다. 이전에는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에서 약 5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박 상무는 ‘딸은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는 금호가 전통을 처음으로 깬 인물이다.

현재 금호석화에는 박 회장 장남인 박준경 전무와 딸 박주형 상무, 조카인 박철완 상무 3인의 오너가 3세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박준경 전무와 박철완 상무는 각각 화학원료인 수지와 고무 영업부서에서 10년째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만큼, 금호리조트와는 접점을 찾기 힘들다.

경영권 분쟁 먹구름… '조카의 난' 터지나

업계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지분 정리를 시작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회장이 이끌고 있지만, 사실은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최대주주가 박 회장의 조카이자 故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상무다. 박 상무의 지분율은 10%로, 박 회장(6.69%)보다도 높다. 박 회장의 장남 박준경 전무(7.17%), 장녀 박주형 상무(0.98%)의 지분을 더하면 14.84%로 높아진다.

아직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박 회장 일가와 박 상무의 지분 정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박철완 상무는 전날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특수관계인으로 묶여있었으나 박 상무가 이번 공시를 통해 관계에 선을 긋고 나서면서 독자행보를 공개적으로 선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박 상무는 이번 공시에서 지분 보유목적에 대해 “이사 및 감사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와 관련해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고 밝혀 박 회장과의 분쟁가능성을 암시했다.

일각에서는 금호가(家)가 10여 년 만에 또다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

재계에서는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재계 관계자는 “박 상무가 주총을 통해 이사 선임·해임 등의 안건을 놓고 박 회장 측과 표 대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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