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가덕도 신공항띄우기가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으로 생긴 부산시장 선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가덕도 신공항 문제로 덮어버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민주당의 영남권 갈라치기 전략에 국민의힘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부산과 서울 민심도 예사롭지 않다. 여당의 전략을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서 부산시장을 넘어 서울시장 선거까지 패배할지 모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야권은 정계개편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정치지형이 진보 진영 우위로 고착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가덕도 신공항 띄우기는 단기적으로는 보궐선거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집권을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21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대항전망대를 방문,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 등과 가덕신공항 건설추진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21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대항전망대를 방문,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 등과 가덕신공항 건설추진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 민주당 영남 갈라치기보수 진영 분열 책동
-호남+PK’ 구도를 만들어라!, 대선 승리 방정식 굳히기 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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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부산시장서울시장 선거에도 악영향우려...야권 대응카드는?

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까지 승리한 공통점은 부산울산경남(PK) 분열 또는 PK 출신에 대한 지지였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PK 민심이 대선 결과와 직결되는 핵심 변수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PK, 외치는 여권

민주당에게 PK 지역이 선거 승부처라는 근거는 가까운 예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2002년 대선에서 부산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PK+호남구도로 승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호남+PK 벨트연합이 일정부분 작용했다. 여권이 PK 민심을 잡아야만 대선 승리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진 이유다.

실제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여야가 반반으로 갈리고 호남과 대구경북 표가 분산될 경우 PK 지역이 승부에 결정타가 된다. 여권에선 “2016년 총선 때 PK 지역에서 질 경우 2017년 대선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내년 대선도 PK 지역이 2022년 대선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여권은 PK’로 불린다. 대표적인 예가 영남후보 띄우기. 영남권에서 민주당의 점유율이 높을수록 정권을 잡아왔다. 때문에 PK 후보가 친문 적자 1순위로 항상 떠오른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독주한 여권 대선 판을 깰 후보로 평가받았던 이유도 PK 주자라는 점이다. 그러나 김 지사는 드루킹 댓글 사건 등으로 인해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자 대안으로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며 PK 출신인 김두관 의원의 청와대 낙점설이 흘러나온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이를 종합해볼 때 민주당은 호남만으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만큼,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승리해야만 한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이 지난 총선을 통해 영남당으로 전략한 만큼, 영남권을 갈라치기 하면 대선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 될 수도 있다는 계산도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보궐선거에서 여권이 승리한다면 야권은 분당 등 자중지란에 빠져 내년 3월 대선승리를 이끌 동력조차 상실될 가능성이 크다. 2017 대선, 2018 지방선거, 2020 총선, 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연속 패배해 진보 진영 우위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보궐선거 승리대선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다면 당내 후폭풍이 불어닥치고, 문재인 대통령 레임덕이 본격화할 수 있다.

가덕도 띄워 , 발등에 불 떨어진

그래서일까. 민주당은 단기적으로는 부산시장 선거 승리, 장기적으로는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가덕도 신공항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다. 민주당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으로 생긴 부산시장 선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가덕도 신공항 문제로 덮어버리고 지역발전 프레임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효과도 톡톡히 봤다.

실제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결과, PK 지역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4.5%, 국민의힘 29.9%를 기록,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이 앞섰다. 또 주간집계(1822일 조사, 95%신뢰수준에 오차범위±2.0%포인트)에서도 민주당이 31.3%로 국민의힘(28.7%)을 앞섰다.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PK지역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띄워 정부 심판프레임을 지역 경제 발전프레임으로 전환하고, 여당이 장악한 시의회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면 녹록지 않다특히 민주당이 던진 가덕도 신공항에 국민의힘 내부 분열이 일어나면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악영향을 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낮아 조직 선거, 인지도 선거에 가깝다. 이로인해 여당이 불리하지 않다“2~3월 무료 코로나19 백신 접종, 비슷한 시기에 전 국민 4차 재난지원금 등을 선거에 이용할 수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국민의힘은 내부분열을 일으켜선 안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부산시장 한 후보 측 인사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언론과 행정을 장악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야당이 불리한 조건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다부산의 최대 숙원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문제에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무관심 혹은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 입장에 발목을 잡히면서 여론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여권 유력 주자인 김영춘 전 사무총장은 가덕도 신공항 조기 착공 등 보궐선거를 경제 선거로 치르겠다고 말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하고 ‘2030년 엑스포 부산 유치’ ‘도심철도 지하화를 통한 도시 대개조 사업등 지역 현안을 챙기면서 민심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지난 21일 가덕도신공항 부지 방문을 한 데 이어 29일에는 부산항 북항에서 현장 최고위원을 개최하는 등 부산지역 민심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 이언주 전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한달에 족히 수억원씩 들어간다. 불가피하게 불법자금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된다고 말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돈 선거의혹을 제기하며 국민의힘을 코너로 몰아붙이고 있는 상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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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 사슬 끊으려면”, , 가덕도에 힘실릴 듯

이런 가운데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부산시장 승리가 필수인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찬성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절차적 문제등 허점투성이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다면 부산시장 선거는 물론 서울시장 선거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찬성하는 쪽으로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언주 의원은 중앙당과 지도부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한다는 대국민 성명을 발표해달라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후보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고, 나머지 후보들 역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이상 더 이상 이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차원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1일 부산을 방문해 가덕도를 둘러보고 가덕도 신공항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처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도 국비를 지원해달라는 입장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그 이면에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반대하면 민주당의 갈라치기 전략에 말려들 수밖에 없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면 부산시장 선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부산시장과 서울시장 선거를 승리해야만 대선 승리를 할 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민주당의 전략에 굳이 말려들어 선거 패배사슬을 굳이 이어갈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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