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립편집위원
이경립편집위원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이 파죽지세(破竹之勢)다. 세계일보가 창간 32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28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2.5%의 지지율로 조사 대상 후보 중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대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다음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17.5%,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13.0%,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5.0%, 무소속 홍준표 의원 3.9%, 정세균 국무총리 2.8%,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 2.7%,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2.0% 순이었는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 정당 대표와 국회의원은 역할이 제한적이고, 국무총리 등 정부 관계자는 잘해야 본전이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은 책임에서 자유롭고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을 고려해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은 높은 편이다. 실제로 다른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명함도 못 내밀고 있으니 오롯이 그의 능력이 평가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강력한 경쟁 관계에 있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미투 정국에서 스스로 탈락하고, 본인은 외부의 힘에 의한 탈락 위기를 무사히 넘겼으니 운도 무시할 수 없지만, 스스로가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연마한 결과가 지지율로 나타난 것이니 그의 능력이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도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의 정책적 메시지는 제한적이며, 정치적 행위는 단세포적이다. 재난지원금으로 포장된 그의 기본소득 정책은 정부와 엇박자다. 정부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맞서 방역 대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도민 모두에게 기본소득 10만 원을 지급하고 활발한 소비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현금을 지급하는 행위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지만 그만큼 효과도 즉흥적이다. 포퓰리즘의 원조인 허경영은 공수표를 남발했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경우에는 실행에 옮겨지고 있기에 그의 정책수혜자는 헤아릴 수 있다. 더군다나 경기도만이 차별적으로 지급하고 있기에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그러한 것들이 모두 지지율로 현재(顯在)화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비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치적 행위 중에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같은 당 출신인 조광한 남양주시장을 타겟으로 겁박하는 정치행태가 그것이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차기 경기도지사로 유력하게 거론될 수 있다고 본 것일까? 그러한 위기감의 발로가 ‘조광한 죽이기’로 나타난 것이라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치인으로서의 그릇은 너무 작다. 대통령감이 아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치명적인 약점은 그뿐만이 아니다. 국정을 경험해보지 못했고, 그 흔한 국회의원도 못해 봤다는 것이다. 그러한 약점을 보완해야 할 입장에 있는 그이지만, 그는 오히려 그러한 약점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는 정치행태를 보이고 있다. 너무 경기도민만을 위하고 너무 경기도만을 생각하는 정책에 함몰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는 자신의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그것이 신기루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국정에 다가서야 하는데 운때가 맞지 않는다. 다음 선거도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서야 한다고 본 것이다. 그에 맞는 정책과 전략, 정치행태가 이를 방증한다. 그의 경기지사 재선 전망은 맑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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